아리아나 그란데의 성장, One last time
5월 17일 세계를 충격으로 몰고 갔던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는 팝스타의 콘서트장을 노렸기에 더욱 끔찍한 범죄였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투어에 누가 가겠나. 대부분이 그를 우상으로 여기는 틴에이저들 혹은 어린이들이다. 그것도 공연이 끝난 직후, 아쉬움과 기쁨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출입구에서 네일 밤(Nail Bomb)을 터트리다니. 팝 시장은 테러리즘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2015년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Eagles Of Death Metal)의 바타클랭 공연장 테러 이후 다시금 실감하게 됐다.
강철 같은 멘탈의 아리아나 그란데는 비극을 넘어 화합의 장을 열었다. 올드 트래포트 크리켓 경기장에서 열린 < 원 러브 맨체스터(One Love Manchester) >는 테러리즘에 지지 않을 것이라는, 굳건한 팝 인더스트리의 대응을 보여줬다. 스쿠터 브라운이 기획하고 아리아나 그란데를 필두로 마일리 사이러스, 퍼렐 윌리엄스, 저스틴 비버, 콜드플레이, 케이티 페리, 리암 갤러거, 테이크 댓 등 호화 라인업으로 꾸며진 공연의 55000석 티켓은 20분 만에 매진됐고, 12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익은 맨체스터 시 의회와 맨체스터 시 적십자 사를 통해 테러 희생자들과 부상자들에게 전달된다.
아마 맨체스터 테러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 날의 공연에서 '추모성'을 발견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맨체스터의 성자 리암 갤러거와 'Live Forever'를, 아리아나와는 맨체스터의 송가 'Don't look back in anger'를 합창하고 블랙 아이드 피스의 고전 히트 'Where is the love?'가 울려 퍼지며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새 희망가 'One last time' 정도가 테러 위로와 추모의 의미에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저스틴 비버에 열광하고 리암 갤러거가 신곡을 발표하며 2014-2017 빌보드 - UK 차트 정상권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공연이 추모의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까 싶은 감정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팝 산업은 언제나 이런 인류 단위의 위기에 대해 음악 그 자체로 대항해왔다. 1971년 조지 해리슨의 방글라데시 난민 콘서트로부터 전설이 된 1985년의 라이브 에이드, 9/11 테러 후의 수많은 추모 공연은 자연재해와 기아, 증오, 테러리즘으로부터 음악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을 현실화시켰다. 비록 피해자들의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따르지만, 음악가들은 음악으로 수많은 팬들을 결집시켰고, 어마어마한 성금을 모았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용기 있는 결정은 더 의미가 큰 것이, 그는 직접적으로 테러의 피해자이기도 하며 사건 후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이와 같은 대규모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자신이 철부지 니켈로디언 스타에서 성숙한 아티스트로 변모했다는 것을 < Dangerous Woman > 앨범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과감한 콘셉트와 도발적인 가사, 멜로디를 담은 앨범은 그 자체로 2016을 수놓은 최고의 팝 히트작에 올랐다. 맨체스터에서의 비극은 분명 비극이었으나, 그는 이 계기를 통해 더욱 성장하고 거대한 위치에 자신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 원 러브 맨체스터 >를 통해 아리아나 그란데는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는, 이 시대를 관통하며 지구촌에 희망을 전달하는 메신저로의 팝 스타로 자신이 기능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
올 한 해는 공연장을 찾은 모든 이들과 울음을 참으며 'One last time'을 부르던 아리아나 그란데의 모습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