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 따윈 없다.
본명 : 에바 토브 엘사 닐손(Ebba Tove Elsa Nilsson)
출생 연도 : 1987
고향 : 스웨덴, 스톡홀름
한줄평 : 이것이 열정이다. 이것이 어둠이다.
토브 로는 심사숙고하지 않는다. 어둠의 뮤즈를 자청하는 스웨덴 태생의 이 싱어송라이터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정신 나간' 열정을 타고났다. 일찍이 그를 세계에 알린 히트 싱글 'Habits'부터가 흔히 생각할 법한 수위를 넘어선 열정의 러브 송이었고, 더 어두운 바이브를 담은 차기작 < Lady Wood >를 통해 범접 불가능한 고유의 아우라를 구축했다. 게다가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거리낌 없이 관중 위로 몸을 던지며 도발적인 퍼포먼스를 감행한다. 도발적이다, 논란일 법하다, 선정적이다 같은 식상한 표현은 안중에도 없다. 며칠 전 브라질 룰라팔루자(Lollapalooza) 라이브에서 확인하시길.
감정에 충실하고 꾸미지 않는다. 로의 음악 세계에서 대충 '행복'이나 '즐거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절실한 사랑에 빠진 여자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준 데뷔작 < Queen Of Clouds >의 문법은 너무 적나라해서 그간 사랑을 포장하려 했던 내가 부끄러워 보일 정도다. 애인과의 이별을 견디기 위해선 하루 종일 약에 취해 몸과 마음을 망가트려야 하고('Habits'),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밤새 몸으로 대화를 나누며 ('Talking Body'). 사랑에 빠지는 건 어떤 약에 취한 것만큼이나 강렬한 경험이다 ('Not on Drugs'). 지난해 발매된 신보 < Lady Wood >는 사랑의 환희, 기쁨, 열망과 치명적 고통, 비련까지 모든 감정의 굴곡을 두 가지 챕터로 나눴고, 이를 단편 영화 격인 < Fairy Dust >로 영상화까지 해냈다.
이 강렬한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음악 또한 완벽한 혼연일체를 이루며 어둠의 팝 스타 페르소나가 완성된다. 롤링 스톤의 설명을 빌어보자면 '가장 다크 한 스웨덴 팝 스타'다. 저음역과 고음역 소프라노를 자유롭게 오가는 넓은 보컬이 코트니 러브(Courtney Love)와 그의 밴드 홀(Hole)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그런지의 그르렁거리는 폭발과 몽환적인 현대 PBR&B 위에서 극적인 대비를 구성한다. 팝의 강국 스웨덴 출신답게 멜로디 제조도 발군이라, 이미지가 대중성을 가리는 여러 함정을 가볍게 피해 모두의 합창을 유도한다.
토브 로의 도발은 이런 음악적 성취와 단순한 인기 그 이상을 내다보는 도전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미디어 기믹과 가수 본연의 정체성을 구분하지 않고 완벽히 일치시키려 하는, 진솔한 싱어송라이터다. 1960년대의 히피 문화, 1990년대 얼터너티브의 저항과 현대 트럼프 시대에 저항하는 페미니즘+글로벌주의 정신이 음악과 퍼포먼스 하나하나에 묻어난다.
여성의 성기 모양을 오른 팔뚝에 새기며 심벌로 삼고, 'Free The Nipple' 운동의 기수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다. 로에게 섹시함은 여성의 당당함이고, 아름다움이지 성적 흥분의 대상이 아니다. 가슴 노출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여성의 나체는 항상 성적 대상이 된다.
남자들이 아무데서나 벗을 수 있는 것처럼, 여자들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 Fairy Dust >의 마지막 장면으로, 도발적인 자위 영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토브 로는 그 장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장면이 섹시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건 남자들을 위한 섹시가 아니니까.
이 장면은 오로지 나를 위한 섹시함이다.'
힙합/ 일렉트로닉이 새로운 저항 문화에서 주류 차트로 진입하여 인기를 독차지하지만 꼭 특정 장르만이 기성의 가치를 토벌하고 새 세상을 여는 것만은 아니다. 온몸과 마음, 정신과 열정, 이성을 다 바쳐 모든 걸 다 쏟아내는 '투사 싱어송라이터' 토브 로는 존재 그 자체가 저항의 상징이다. 특히 취임식부터 여성 행진으로 출발한 트럼프 시대의 현실 속에서 페미니즘 투쟁은 격화될 것이고, 이 싱어송라이터의 무대 하나하나와 노래 하나하나는 그 송가가 되기에 충분하다. 어둠을 자청한 그는 모든 걸 내던지며, 컴컴한 어둠 속에서 감정의 희열을 불꽃으로 틔운다. 토브 로는 이 시대 '어둠의 파이터'다.
*사진 출처 : 토브 로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tove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