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인 줄 알았다.
나의 첫 재테크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었다.
14년도 말이었다. 추위가 밀려오려 하던 어느 겨울의 밤이었다. 기숙사에서 공인회계사 기본 강의를 막 듣던 겨울 방학이었다.
농담 삼아 검은 벽돌이라고 부르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그 시기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께서 중환자실이에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 언젠가는 올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칠흑같이 어두웠던 밤 나는 어머니를 안정시키며 택시를 타고 기차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갔다.
나의 길은 평범하진 않았다. 캐나다 고등학교로 조기 유학길에 올랐으나 1년 만에 경제적 이유로 돌아왔다. 자퇴를 2번 한 셈이다. 한국어로 영어로 각각 한 번씩...
모두들 걱정했다. 늦게 대학을 입학하여 아직도 대학생 신분인 나와 이제는 돈을 벌지 않으시는 어머니...
다행히도 아버지께서는 그 수많은 블루코드가 반복되었던 밤을 지나 살아나셨으나 당뇨로 인한 만성 신부전증 및 합병증은 평생 가지고 사셔야 했다.
그런데도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너무나도 침착했다.
그때부터 나는 그렇게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로 향했다.
근로소득을 만들어내는 건 그 당시 불가능했다. 답은 자본소득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나의 전공은 경영학과였다. 학교도서관의 장서수는 전국 대학 2위였다. 지방대임에도 불구하고 책은 원 없이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6개월 동안 총 180권의 책을 읽었다. 답은 얻었다. 2015년도 모든 게 다 싸 보였을 때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좋은 시기였다는 것은 나조차도 몰랐고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든다.
그렇게 나는 20대의 나이에 남들이 하는 노후를 위한 재테크를 하게 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