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선란 - 아무튼, 디지몬 (길고도 매우 짧은 여름방학

책 속에서 나를 만나다

by 최선영







"아무튼" 시리즈가 생각보다 꽤 오래 지속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중 몇 편을 읽었는데 신기할 때가 많다. 사람들이 이토록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갖고 사는구나, 심지어 이런 것도 느낄 수 있구나, 뭐 그런 것들.




천선란 작가의 <아무튼, 디지몬>을 부러 찾아봤다. 얼마 전,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 책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 만나면 어떨지 더욱 궁금했다. 작가는 유독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를 좋아했고 이를 통해 느낀 바를 풀어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팬이 아닌 독자는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분명 그랬는데, 울고 있다. 책을 보는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참을 수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책은 디지몬 어드벤처 리뷰가 아니니까. 디지몬은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소재이고 여러 에피소드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글만 읽어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음에도 몇몇 장면을 찾아봤다. 글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책 속에 담긴 작가의 망상, 고민, 성장, 어른, 아픔 등이 마음을 울린다. 디지몬을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지 망상하기 좋아하고, 아직도 내면아이를 달래지 못한 내가 보였다. 때론 특이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느꼈던 세상에 대한 소외감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했고, 바다 어딘가에 고향으로 갈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믿었다. (맞다! 아틀란티스!)




천선란 작가의 강연과 책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중이다. 아마도 최근에 접한 여러 매개체 중에 가장 크지 않을까. 요즘은 내면아이를 달래주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고, 고독과 담담히 악수하려 하고 있다. 결과가 어찌 될지는 알 수 없어도 겁내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자신과 용기 있게 마주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안보윤 – 밤은 내가 가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