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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Oct 28. 2023

돌연변이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든다.

운전을 하다 문득 계기판 색깔이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는 파란색이었는데 왜 초록색으로 변했을까? 테슬라처럼 자체 업그레이드를 했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매일 보던 파란색보다 초록색이 산뜻해 보이긴 했다. 그렇다고 마냥 좋을 것은 아니었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색상이 변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허락이라도 구해야 되는 거 아닌가? 가끔은 내비가 자체 업그레이드를 하긴 하지만, 내게 동의를 구한다. 필시 이건 심각한 문제였다.​


한참을 둘러보다 이유를 찾았다. 나도 모르게 컴포트에서 에코 모드로 주행 모두로 바뀐 것이다. 의도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고 센터패시아에 아이패드를 올려놨는데 무게 때문에 버튼이 돌아간 모양이다. 2년을 넘게 운행했는데도 처음 보는 기능이다. 이왕 해 본 김에 스포츠 모드로 돌려 봤더니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우연한 기회에 좋은 것을 배웠다.

에코 모드는 기름을 덜먹는다고 하니, 고속도로를 타면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게 된다. 스포츠 모드도 한두 번 사용해 보았다. 하루 종일 에코 모드로 다닌 적도 있다. 이처럼 돌연변이적인 행동으로 인해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한다. 가끔은 일탈이 필요한 이유이다. 돌연변이가 정상 변이가 되는 순간이다.

오랜 시간 계기판은 아날로그였다. 변화가 가능한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디지털로 바뀌었으니 이런 시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이제야 떠올랐다. 너무나 익숙하면 다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아니 생각조차도 못 한다.


우리는 생각하던 대로, 하던 대로만 살아간다. 내가 만약 다른 차에서 이런 기능을 봤다면 한 번쯤 시도해 봤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의 것을 보든지 일반적인 것을 벗어날 때 알게 된다. 그래서 기계를 테스트할 때는 완전 초보자들에게 시켜 본다. 전문가는 익숙한 대로 조작하기 때문이다. 예외사항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 능력이 된다.

스마트폰에도 무궁무진한 기능이 있음에도 몰라서,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본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편하고, 유용한 기능이 있음에도 하던 대로 살아간다. 어린아이가 핸드폰을 더 잘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저것 눌러보며 여러 기능을 사용해 보기 때문이다. 나도 막내에게 배울 때가 있다. 필요해서 찾아보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눌러보기도 하고, 타인을 모방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간다. 낯설게만 다가왔던 핸드폰은 이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어린아이처럼 발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발견을 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환경은 우연성에 의해 돌연변이가 자주 나타난다. 보통은 적응에 실패하여 사라지지만 오히려 강한 종으로 살아남을 때가 있다. 그러면 돌연변이가 그동안 정상적이었던 상황을 밀어내고 일반종으로 자리한다. 우리는 돌연변이의 환경적응 결과물이 아닌가?

성공도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공이 어려운 것은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는 원래 성격이 그래요."

"저는 말을 못 해요."

"저는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어요."

"저는 공부가 죽기보다 싫어요."

성공이란 게 안 하고, 못하는 걸 해내는 것인데, 바뀌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들이 모여 과학의 이정표가 되는 일도 흔하다. 행동하는 사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뜻하지 않은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튼 뭔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행동을 한다. 그걸 발견하고 마음에 품는 것은 가만히 있어서 될 문제는 아니다. 찾아야 보이고, 시도해야 방법을 찾는다. 길을 잘 못 들었다가 우연히 발견한다.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복제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다.


갑자기 찾아진 돌연변이를 선택할지 버려야 할지, 그것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크게 변한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발명이 되고, 갑자기 만난 사람과 인연이 되고, 갑자기 찾은 단어가 문장이 된다. 성공의 아이디어는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산다. 새로운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그것을 호기심이라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호기심이 없어지는 것이라 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살면 우리는 언제나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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