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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May 03. 2024

글쓰기 연습. 매일 쓰기. 습관어 고치기. 문장 다듬기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습관어를 가지고 있다. 편하게 대화 나눌 때는 잘 모르다가도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면 더 뚜렷해진다. 강의와 스피치는 습관어를 고치기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어~, 사실은, 정말, 네, 가령, 예컨대, 솔직히, 마지막으로" 등은 우리가 자주 만나는 습관어이다. "습~~" 침 삼키는 소리, "쩝~~" 입 여는 소리, 마지막 동사를 제대로 발음하지 않는 습관도 있다. 내가 자주 듣는 유튜브 영상에서는 습관적으로 "~라고 볼 수 있습니다."를 자주 만난다. 예전 학교 조회시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에 들어가던 "마지막으로~"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쓰는 사람도 있다. "이다."라고 명확하게 끝내면 될 일인데도 굳이 부정확한 표현으로 마무리한다. 그게 겸손하게 비친다는 사람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계속 반복된다면 고쳐야 할 대목이다. 전하는 내용보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습관어는 은근히 신경이 쓰여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정말~"을 자주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강조하기 위해 넣는 말인데, 너무 자주 사용하다 보니 평범하게 들릴 정도이다. 심지어 "되게~"라는 말을 쓰는 사람도 있다. 나도 강의하고 나서 "엄청"을 자주 사용한다는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강의는 글이 아니므로 녹음해서 들어야 비로소 내 언어습관을 고칠 수 있다. 


글에서도 이런 습관어는 존재한다. 글은 종이 위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잘 보면 고치기 쉽다. 그나마 언어습관처럼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최근에 글쓰기 모임에서 지적당한 단어가 있다. 내 글에 "여간~"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고 지적하셨다. 한 꼭지에 "여간"이 두세 번 들어갔다는 말씀에 뜨끔했다. 그리고 "~한 것이 아니었다."라는 표현도 말씀하셨다. 부정 반문을 통해 강조하려고 했던 것인데 자주 표현하다 보니 식상하게 들린 모양이다. 

제일 많이 보게 되는 문장은 "~것은", "~것이다."이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친해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VS "우리는 그때부터 친해졌다." 퇴고를 하면 가장 많이 보이고 흔한 현상이다. 

의미 없는 "적, 의, 것, 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문장은 깔끔해진다. "~것"과 "~수"의 표현은 문장 다듬기의 기초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의"는 일본의 잔재로 남아 있는 표현이다. 일본 말은 기본적으로 "의"가 쓰인다. 우리말에는 쓰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전달이 된다. "친구의 노트북" VS "친구 노트북" 하나만 빠져도 글의 속도감이 빨라진다. 

최근에 조심하려고 애쓰는 문장 다듬기는 "대해"이다. 쓰지 않으려 해도 은연중에 문장에 많이 등장한다. "그 문제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 VS "그 문제에 나도 책임이 있다." 없어도 상관없는 단어를 제거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그나마 문장이 조금 늘어가는 듯 보인다.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보고 다듬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 번에 다 고칠 수는 없다. 오늘은 "것"만 찾아 고쳐본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 하나씩만 고쳐봐도 한 달, 두 달이 지나면 엄청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이왕이면 타인과 원고를 서로 바꿔봐도 좋다. 내게 보이지 않던 어색한 문장이 타인에게는 잘 보일 수 있다. 반대인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글은 속으로 읽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소리 내어 읽었다. 귀로 직접 들으면 내용이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정도 글이 완성되었다면 입으로 퇴고해 보는 것도 좋다. 호흡이 길어지면 문장을 나누어보자. 글이 더 산뜻하게 다가온다. 특히 입으로 내뱉으며 자신의 언어습관도 다듬어지는 효과를 본다. 

나는 최근에 보이스레코더를 가지고 다닌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면 옷깃에 꽂아두고 내 목소리를 녹음한다. 그리고 운전하며 다시 들어보면 습관어를 찾기 좋다. 지금도 습관어에서 자유스러워지지 못했지만,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애쓴다. 말하기가 바로 잡히면 말하는 대로 쓸 수 있다. 글쓰기의 속도를 내려면 말하기부터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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