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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바꾸지 않으면 거기서 거기

by 행동하는독서

어느 날 한 사람이 한밤중에 길을 가다 귀신을 만났습니다.

귀신은 자기 말을 잘 들으면 살려 주겠다는 겁니다. 그 사람은 무서워 벌벌 떨며 알겠다고 했죠.

귀신은 무서운 저음으로 "왼쪽으로 한바아알~" 움직이라고 했습니다.

귀신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뒤로 한발~" 그대로 했습니다.

"오른쪽으로 한바아알~" 또 그대로 움직였습니다.

그러자 귀신이 깔~깔~깔~ 웃으며 "똥밟았는데~ 똥 밟았는데~" 하며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그 사람은 또 그 길을 가다가 그 귀신과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자기 말만 들으면 살려준다고 했죠.

"왼쪽으로 한바아아알~ "

그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똑같이 따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반대로 했습니다.

그러자 또 귀신이 웃으며 "똥밟았네~~" 좋아하며 사라졌습니다.


그 다음날도 그 길에서 또 그 귀신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똑같이 해도 반대로 해도 안되니 이번에는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그러자 귀신이 하는 말

"넌 똥만 밟고 가네?"


또 다음날 귀신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멋대로 움직여 보았습니다.

그러자 귀신이 하는 말이 예술입니다.

"너 똥밭에서 뭐하니?"




똥밭에서는 어떻게 움직여도 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네 인생에서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같은 곳에서는 아무리 좋은 방법을 찾아보아도 변하지 않습니다. 상위의 큰 틀을 바꾸어야 해결되는 것일 테니까요. 일명 '판을 바꾸어야 한다.'라고 합니다. 전략이 잘못되었을 때는 아무리 전술을 바꾸어도 이길 수 없습니다.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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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토끼를 산에서 달리기 경주로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토끼가 방심을 하던지 아니면 바다에서 경주를 하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경주를 하는 것이 판을 바꾸는 것입니다.

<폴리매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에도 이런 것들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전문가 집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혁신의 아이디어는 완전히 다른 이종 전문직을 모아 놓았을 때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했던 개념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때로는 단순하게 생각할 때 쉽게 풀리는 경우도 있고요. 자신의 취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토마스 쿤도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로 비슷한 설명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연구 방법이 미리 정해져 있는 틀안에 갇혀버린다고 했습니다. 과학적 방법이나 정답, 개념을 통틀어서 패러다임이라 정의했습니다. 이 패러다임이 깨지려면 의심을 해야 합니다. 특이한 현상이 발견이 되어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안될 때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다시 재 형성하게 됩니다.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갈 수 있는 리더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 같습니다. 다른 생각을 넘어 판을 바꾸어 생각하는 리더는 어떨까요? 그러기에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은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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