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토요일

by 행동하는독서


요즘에 핫 베스트셀러를 달리는

임수진님의 <안녕, 나의 한옥집>의 고장 공주를 지났다.

다른 좋은 길도 많았는데...

그냥 이럴 때는 공주를 거쳐가야만,

임수진님에게 뭐라도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천안아산에서 외암을 지나서 유구로 돌아 나왔다.

임수진님 한옥이 어디였는지 잊어버렸다.


얼마 전 인스타에서 블친들과

100만 부 찍어서 한옥마을을 재건하여

카페 만들자고 마구마구 계획을 세웠다.

그 정도 되면 공주로 가는 이 길을 더 자주 다닐 수 있겠다.

지방 어딘가에

불쑥 찾아갈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다.

나는 연락 없이 찾아가

반가워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좋다.

물론,

가끔은 불청객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국도를 달리며 보이는 풍경이 시선을 빼앗는다.

파란 하늘, 붉은 단풍, 날리는 낙엽,

차장 사이로 들어오는

시원하기에는 이젠 추워져버린 바람.


왕복 이 차선 도로는 앞차가 천천히 달리면 무척이나 곤란하다.

추월하려면 중앙선을 넘어야 하기에 위험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오늘만은 무척이나 고맙다.

앞차만 잘 따라가면 풍경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시간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네이버 VIBE에 저장해둔 추억의 곡을 들으면 딱이다.

나는 애드 포스트 수입으로 VIBE를 자동 결제하게 해두었다.

열심히 글을 써서 모은 수입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다.

최근에는 90년대 노래를 주로 듣고 다닌다.

그때의 노래들은

잠시나마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마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나를 보며

아내는 큰아들이 나를 닮아 음악을 한다고 저러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뒷자리에 앉은 아내와 행복을 이야기한다.

여행 가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이어지는 이런 작은 행복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아내가 볼일을 보고 있는 동안

내 운전석 쪽으로 차를 주차하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편의점에 다녀올 때까지도 주차를 못해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나섰다.

겨우 주차를 안내하고 타이어도 봐드렸다.

앞 타이어가 거의 마모가 되어 이제 겨울나시려면 교환하시라 일러드렸다.

믿기지 않아 하셔서 마모 한계선에 대해 설명해드렸다.

나도 참 별 오지랖을 보인다.

볼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는 뭐 하는 건지 옆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옆에서 거든다.

남편은 안전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이다.

차에 대해서 전문가나 마찬가지라는 말도 빼먹지 않는다.

한참을 주차장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전에 사시는 아주머니.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다.

나중에 또 이곳에 오면 연락할 분이 생겼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은 이렇게 흘러가버린다.

이제 남은 가을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