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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Dec 30. 2021

읽어야 할 책이 있다는 것 (ft. 다독의 중요성)

몇 년 전에 혼자 책을 읽을 때는 무엇을 읽어야 할지 헤맬 때가 있었다. 헤매었다기보다는 읽을 책이 명확했기 때문에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에세이, 소설은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아니했다. 대신 꼭 필요한 책을 반복해서 읽었다. 다른 책을 읽고 싶어도 앞에 몇 장 진행하다가 포기한 적도 많았다.

서점에 나가서 들러보아도 딱히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었다. 한참을 둘러보고 망설이다 돌아오기도 했다. SNS에서 추천된 책을 사두었다가 읽지 않고 그대로 책장으로 직행하기도 했다. 내가 목표한 것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게 되었고, 다른 책에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책장에 책이 늘지 않았다. 늘릴 필요도 없었다.


얼마 전에 나의 책의 역사에 대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썼다. 쓰기 전에는 나의 독서 분야가 한정적이라서 쓸 내용이 없을 줄 알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1단계 기간으로 나누어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장르의 책을 읽었다. 소설, 고전, 에세이, 추리, 심리학, 자기계발, 건강 등으로 발전해 나갔다.

철학은 사실 읽어야지 하면서 별로 관심을 두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최진석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내가 꼭 읽어야 할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철학책도 관심 분야에 추가되었다. 심리학과 철학은 다른 듯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니 너무 재미있는 분야가 되었다.

다독을 한다고 해서 내가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일하면서 짬짬이 읽기 때문에 바쁜 날은 거의 읽지 못하는 날도 있다. 토요일, 휴일이라고 시간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때도 만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좋은 핑계를 만들어준다. 덕분에 책을 선정할 때는 읽지 않아야 할 책을 과감히 버린다. 지금 내가 집중하고 관심이 무척 많은 책을 선정한다. 그냥 쉽사리 마음이 든다고 시간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책 선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밀리의 서재에서 일단 찾아보고, 있으면 읽기 시작한다. 중간에 아니다 싶으면 바로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도가 높은 책은 종이책으로 구매를 한다. 세상에 버릴 책이야 어디 있겠냐마는 나에게 한정된 자원을 쓰려면 방법이 없다.

지금은 읽을 책이 넘쳐나서 문제이다. 읽는 속도보다 읽고 싶은 책이 더 빨리 늘어난다. 그래서 너무 좋다. 예전처럼 읽을 책을 고민하지 않아서 좋다. 그 책이 왜 내게 필요한지? 명학한 이유와 맥락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읽다 보면 큰 그림 속에 퍼즐이 이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모든 책은 조금씩 닿아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조금씩 생각들이 새롭게 이어지고 추가되는 것을 느끼는 재미는 대단하다.

<꿈의 도서관>에 참석하며 나와 상관없는 책을 읽었다. 이 기회가 아니면 평생 관심밖의 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새롭게 관심 분야가 생기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는 다른 것 같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포인트들이 있다.

오늘도 책장에 읽을 책들을 보면서 지금 읽는 책을 어서 끝내야 하는 순간이 즐겁다. 기대감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가? 책을 읽고 싶어도 딱히 읽을 것이 없었던 때와 비교해 보면 책이 쌓여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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