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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송이 Feb 28. 2022

아기에게 들어간 눈물 한 스푼

사랑하는 만큼 고통스러울

 아빠가 되기 전에는 몰랐다. 아기 기저귀 가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이 어째서 그렇게 기록까지 해야만 하는지를.


기의 엄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남편과 함께 살겠다고 고향을 떠나 이 먼 곳에서 전업 주부로 아기를 돌보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요즘같이 결혼을 해도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아내도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거쳐 드디어 사랑하는 아기가 태어났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였지만 그때부터 아내의 고생도 시작이었다. 몸을 추스리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산후조리원이 끝나자마자 아내는 아기를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가 아기를 돌봤다.


 휴가 때마다 아기를 돌보면서 옆에서 본 신생아란 하루 24시간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다.  아내는 옆에서 하루에 길게 자봐야 3시간 남짓 눈을 붙이며, 그마저도 아기의 낑낑거리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고 아기를 돌보고 있는 모습에 아기보다도 엄마의 건강이  걱정될 지경이었다.

아기를 기르는 모든 엄마들은 모두 위대한 사람들이다.[출처: 픽사베이-marsir86]

 그러나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도우심도 잠시 100일이 지나가면서 아내가 아기와 함께 돌아왔다.  돌아오던 날 100일 사진을 집에서 셀프로 찍었다. 그날이 되기 며칠 전까지는 장담컨대 지금까지 봐온 아내의 모습 중 가장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1년도 되기 전에 기념일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1년 동안 사진 찍는 것만 보아도 신생아 때, 한 달쯤, 50일, 100일, 1년까지 그 길지 않은 시간에 기념할 일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어쩌면 아기를 위한 게 아니라 아기를 힘들게 기르는 부모를 위로하는 날이 아닐까 싶다.


 가정을 위해서 누군가 밖에서 일을 해야 하기에 나는 변함없이 출근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이와 엄마를 위해 빠른 퇴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한다. 늘 웃는 모습만 보이던 아내의 눈물이 잊히기 전까지 기억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겪을 아내를 버티게 하는 힘은 사랑하는 아기가 엄마를 보며 짓는 미소 때문일 것라 생각한다.

보다보면 중독되는 아기의 미소[출처:픽사베이-victoria_borodinova]

 언젠가 아이가 커갈 때 부모가 되는 것을 이해할 때쯤 말해줄 것이다. 엄마가 너를 보며 많이 눈물을 흘렸고, 눈물만큼 너를 사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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