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벤처스 이태양 대표님과의 대화들
미친꿈을 위대하게 돕는 투자사. BASS VENTURES.
내가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들었다.
"투자자에게 FI가 아닌 다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건가?"
"토스의 공동창업자였어도.. 토스가 축구라는 스포츠였다면 우리는 농구 게임과 같이 아예 업이 다른데 메시가 최고의 농구선수가 될 수 없듯이 정말 회사의 운영에 도움이라는게 크게 될까?"
결국엔
"진짜 도움이 될까?"
라는 의심 반, 호기심 반 으로 베이스를 만났다. (아마 대부분의 창업자가 그렇지 않을까?)
6개월 뒤 내 결론은 "진짜네, 미쳤다"이다.
자, 이 대책없어보이는 결론에 대해서 하나씩 파헤쳐보자.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건 뭘까?
여러 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동료"라고 생각한다. 회사라는 것도 결국 공통의 목표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니까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동료란, 인생에서 시간을 보내는 유형 중 가족과 비슷한 등위로 가장 중요한 위치를 갖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인간관계라는 것도 공통의 관심사와 공통의 시간대가 맞을 때 이뤄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동료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관점 및 인생을 보는 관점을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공유하며 보내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베이스는 동료가 되려는 투자자 라고 생각한다.
투자 이후 여러 도움이 있었지만, 이런 생각을 완성시켜준건 이태양 대표님과의 Focus Check이었다.
이 역시도 감사하게도 양형준 이사님이 먼저 자리를 만들어주셨다. (개인적으로 베이스가 뛰어난 동료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Push 방식이 아닌 Pull 방식으로, 먼저 필요한 것을 제안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2025년 3월 21일 오전 10시, 베이스의 이태양 대표님과 베이스가 있는 PMK 빌딩에서 인사했다.
엘레베이터를 올라가며 "토스의 공동창업자는 어떨까? 괴물일까?" 생각을 품은 것도 잠시 너무도 인자한 미소로 한마디 해주셨다.
"잘 오셨어요"
그 대화를 시작으로 우리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태양님이 준비한 질문을 답하는 방식이었다. 근데 보통 대부분 질답이 권투와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태양님과의 질답은 함께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 생각을 주고 받는 과정 자체가 하모니를 이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운 대화는 내가 대화하면서 배워가는 대화라고 생각하는데, 시간 내내 그랬다.
가장 우월한 방식의 교육은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목적이 output의 최적 값을 찾는 것이라면, 좋은 교육이란 Input을 때려넣는게 아니고 Input과 output사이에 함수, 즉 스스로가 깨닫게 만드는 것이 가장 우월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좋은 교육이란 질문을 통해 Input을 넣고,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거쳐서 '진짜 답'을 output으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양님은 스스로 고민해볼만한 질문들을 던졌고, 주로 그 질문들은 회사의 목표와 집중에 대한 것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은 답을 듣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들이었는데, 좋은 멘토가 그렇듯 태양님은 중간 중간에 더 좋은 답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들을 질문의 형태로 제시해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Focus Check은 창업자에게 굉장히 훌륭한 교육이었다.
1회차는 주로 질문을 통해서 창업자가 답을 찾도록 돕는 과정이라면, 2회차는 일주일 후 생각의 변화가 있는지를 같은 질문으로 스스로 다시 답하도록하고 최종 결론을 짓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1회차의 대화를 마치고 태양님이 작성한 답변을 2회차가 마무리될 때쯤 공유해주시는데, 그게 창업자인 내가 작성한 내용과 굉장히 유사했다.
그건 인사이트가 깊어서도, 본질을 잘 꿰뚫어서도 맞지만 창업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창업자 출신의 멘토라는게 가장 중요한 Factor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태양님 정도의 고수가 우리의 사업을 창업자의 눈높이로 봐준다는것은 대단한 영광과 동시에 참 감사한 일이다.
솔직히 똑같다고 느꼈다. 회사의 핵심 내용을 공유할 수는 없으니, GPT한테 유사도 분석을 요구한 내용을 캡쳐로 갈음하면 76%로 용어의 차이 정도만을 이야기하는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결과도 결과인데, 내가 존경하는 사람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주제에 대해서 대화할 수 있다는건 참 행운이다.
진짜 동료같다고 느꼈고, 지금도 그렇게 느낀다.
비슷한 답이 나온건 결국 태양님도 정말 창업자와 회사의 관점에서 생각해주셨다는 것이다. 진짜 동료아닌가?
보통 창업자에게 조언하는 대부분이 특정 답을 강요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건 되게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들이 BASS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벌써 내 마음속에 동료로 포지셔닝되었으니까. (BASS가 취하는 포지셔닝은 '동료인 투자자' 아닐까?)
든든한 동료가 있다는건 정말 행운이다.
우리의 동료 BASS가 궁금한가?
그럼 BASS의 문을 두드려보길.
의심을 갖고 있어도 괜찮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 의심을 없애는 일은 내가 해야하는 일이니까 당신은 문이나 두드려보길.
태양님과 베이스가 도와주신만큼 정말 우리 회사가 잘되어서 베이스를 의심하는 시선들을 없애리라.
아니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의심이고 뭐고, 대표의 중요한 능력은 회사와 관련된 좋은 Input들을 모아서 Processing해서 최고의 Output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나와 같은 시선으로 대화하는데 안한다고?
대표라면 그럴 수 없다. 당신이 창업자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