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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9 Zeon Life

준호의 결혼식 사회

KFC(Kyunggi Fantastic Collaboration)

by ZEON

소중한 친구의 가장 소중한 순간에 할 일이 있다는건 참 기쁜 일이다.

고등학교 때 KFC라고 (Kyunggi Fantastic Collaboration) 우리끼리 뭉쳐다니던게 벌써 14년 전인데, 어느덧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함께 보낸 순간 한명은 결혼, 한명은 축가, 한명은 사회를 보았다.


오늘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고등학생이 아니고 이제 정말 어른이구나를 느낄 수도. 그렇지만 또 대화하면 과거의 추억을 바탕으로 깔깔 웃을 수 있는, 다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었다.


친구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친구는 시절인연이라고, 그래서 조금은 허무하다고 생각했던 지난 날의 생각을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이고 미래를 지향하지만 가끔은 과거의 추억에 젖어 여행하기도, 과거가 만들어낸 현재를 살아가기도, 과거를 교훈삼아 미래를 바라보기도 하니까. 그리고 친구는 그 과거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 같은 존재다.


오늘 결혼한 내 친구 준호는 이런 사람이다. 오늘 결혼식 사회를 보며 소개한 그대로의 멘트를 불여넣으면,

“준호라는 친구는 저에게는 ‘고등학교’라는 단어와 같은 친구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회상할 때면, 청춘, 낭만, 리더십 등의 단어들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준호라는 친구가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한 시절을 대표했던 친구가 이제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시절이 되는 그런 순간의 사회를 맡게 되어 굉장히 벅찹니다.”


그리고 오늘 축가를 부른 주은이는 이런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축가 소개를 했을 때 그대로의 멘트를 붙여넣으면,


“저희 셋이 KFC라고, Kyunggi Fantastic Collaboration이라는 뜻으로 셋이서 매일 붙어다녔는데, 오늘 이 자리에도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래저래 말이 길었지만,

준호야 결혼 너무 축하한다.

결혼식 끝나고 나오는데 KFC가 너무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인사해주더라 ㅎㅎ


셋이 평생 보자. 사랑한다.

Kyunggi Fantastic Collabo! K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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