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다.
내 삶을 편안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 하기 싫은 일들을 모두 묻어두고 훨훨 자유롭게 떠나고 싶다. 쉼은 나를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인 동시에 나를 멈추게 하는 헛된 바람이다. 슬픔의 근원이 해결되리란 헛된 희망이다.
쉼은 내게 끝이 있음을 말해주는 의미이자 내가 크게 좌절하지 않고 버텨내게 하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당신도 그러할까?
쉼의 때가 분명히 있기에, 지금은 기다리며 인내하며 익어야 할 때이기에. 언젠가 기다리면 얻게 될 것을 알기에. 우리는 긴 잠을 기다리기보다 익어감을 즐겨야만 한다. 다 저물어 영원히 잠들기 전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깊게 호흡해야 한다. 더 후련히 눈감을 수 있도록. 생의 모든 시간을 아쉽지 않게 떠나보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