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배우는 엄마의 모습
바람은 매섭지만
햇살은 따스했던 정오에
남편과 어머님과 함께
맛있는 숯불 오리고깃집에 왔습니다.
요 며칠 오리고기가 먹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오리고기를 담았다 뺐다 했던
제 마음을 어찌 아시고(?)
어머님께서 우리에게 오리고기를 사주신다고 하셨던 날입니다.
들뜬 마음으로 오리고깃집에 도착했는데
숯불로 구워낸 오리고기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은 오늘따라 맛이 없으시다며
계속 우리에게 고기를 밀어주셨고
얼추 배가 불렀는데도
오리를 추가로 주문해 주셨기에
넉넉함을 넘어
차고 넘었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이름을 부르시며
많이 먹으라고 계속 챙겨주셨던 어머님 덕에
어느 정도 배가 불렀을 때에도
고기가 많이 남아서
쉬지 않고 의무감을 가지고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고기가 끝이 보일 때쯤에
이쯤이면 되겠거니 하고 식사를 마쳤는데
우리가 배불러서 못 먹은 고기를
어머님이 마지막까지 드시고
죽도 한 그릇 다 비우시는 게 아니신가요.
그때, 어머님의 마음은 늘
선명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에게 좀 더 먹이고 싶어 하시는 마음
다 내어주고 싶은 마음
제 입에 들어가기 바쁜 모습을 돌아보며
아직은 제가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아이가 태어나고
언젠가 어머님과 같은 나이가 되면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자식을 더 생각하는 엄마가 될까요?
저에게 늘 엄마의 자세를
삶으로 보여주시는
나의 어머님은
제 자식뿐 아니라
며느리인 나까지
공평하게 사랑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 덕에 저는 어머님의 공평함과 다정함에
날마다 감명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마음의 척도로
사람을 구분 짓지 않으시고
연이 닿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넘치도록 사랑을 내어주시는 분입니다.
남을 쉽게 험담하지도 않으시고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쉬이 챙겨주시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며
더 내어주지 못해 아쉬워하시죠.
늘 우리의 말에 귀 기울이시고
우리의 말을 존중해 주셔서
언제나 대화가 편안하고
함께 있을 때 즐거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일까 저는 어머님과 있을 때에
눈치 보는 며느리로 있는 게 아니라
어머님의 딸로 있거나
오랜 친구로 곁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곤 합니다.
가까워질수록 더 감사하고
가까이 살아서 다행인 나의 결혼생활.
하나님께서 나에게 복을 주셔서
다정한 남편과
배울 점이 많은 우리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살아가게 해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날마다 우리를 신경 써주시고
우리를 먼저 생각해 주시며
끝없이 헌신하시고 내어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오늘도 나는 엄마가 무엇인지 배워갑니다.
오늘도 나는 사랑을 배우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