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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Jan 19. 2021

부족한 것은 글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다시 브런치로 돌아와


마음이 자꾸만 낮아져서 계속 브런치를 뒷전으로 두었지만 내내 신경 쓰였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방치했던 글을 꾸역꾸역 완성시켰다. 두 달만에 다시 들여다본 글에는 수정할 점이 너무 많이 보였다. 신기했다.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시선이었다.


고민하다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올렸다. 첫 마음이 흐려질 것 같아서 그대로 간직하기로 했다. 애초에 뼈대를 잘못 세웠던 것 같다. 완벽하지 못하나 완성된 글이 마음에 들었다. 부족한 부분보다 온전한 그때의 마음에 시선이 머물렀고, 잊힌 진심이 고스란히 밀려왔다.


아 나는 아직도 부족하고, 부족한데, 거기다 노력도 멈춰서 자꾸만 도태되고 있다 여겼는데. 내 글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글은 늙지 않고서 내가 쓴 마음 그대로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내 글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신기한 일이다.


글을 놓으면 안 되겠다는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나를 나답게 해주는 글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서 나를 위해 써 내려가고 싶다고 되내어본다. 언젠가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당신의 흔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호흡하듯 내쉬고 싶다.
 

 그 누구의 시선에 스스로 자유해지며. 언제나 그렇듯 책임을 가지며. 하늘의 별과 달처럼 무용하나 아름다운 글로 반짝이고 싶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따스한 빛이 되어 당신의 마음을 밝힐 수 있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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