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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욱 Oct 03. 2020

알바촌극#3 울 엄마 통닭가게 알바하며 느낀 점 3가지

알바경험담#3

저는 30대 중반 아재입니다. 제가 20대이던 대학교 재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주제로 소소한 깨달음을 적었던 글입니다. 오래 전 개인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통닭 배달 아르바이트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일한 장소는 부모님 통닭가게였지요.


부모님 통닭가게에서 일했으니 아르바이트라고 하기도 좀 뭐하네요. 하하. 그렇지만 부모님에게 있어 저는 그야말로 무보수로 써먹을 수 있는 자식이자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사실 알바를 쓰지 않아도 되는 자그마한 가게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아버지께서 일 때문에 어디 멀리 가시거나 주말 같은 경우엔 어김없이 가게를 나갔습니다. 비상시 투입 아르바이트생이었죠. 띄엄띄엄했지만 횟수로 따지면 적어도 1년 이상은 연속으로 일을 한 셈입니다.


주문전화가 걸려오면, 어머니는 뜨거운 기름에 기본양념이 된 닭 한 마리를 집어넣습니다. 다 튀겨지려면 한 15분에서 20분가량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생(?)인 제가 할 일은 다음이었죠.

  

1. 야채에 케첩 뿌리고 싸 놓기

2. 흰 '무', 젓가락, '맛소금(?)' 싸 놓기

3. 치킨 들어갈 치킨 상자 펼쳐 놓기

4. 혹시 모르니 손님께 드릴 거스름돈 챙겨놓기

5. 통닭 다 튀겨갈 때쯤. 시원한 콜라 꺼내서 한 봉지에 다 싸놓기


5분도 안돼서 후다닥 끝나는 일입니다.

그러고는 잠시 의자에 앉아 텔레비전을 봅니다.


그러다 '띠~'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통닭이 다 튀겨졌다는 기계의 신호지요.

어머니께서 재빠르게 통닭을 싸주시면, 아버지 차를 타고 배달하러 떠납니다.


제 고향 정읍은 그리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배달할 지역을 외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1. 배달업무의 기본은 주변 주소와 지리 외우기

2. 통닭 배달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나 속도.


통닭이 식지 않게 최대한 빠르게 배달해 드려야 했죠.





혹시라도 어머니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 주소를 잘 못 찾아간 날에는 여러모로 피해가 큽니다.

시간이 지연되고 통닭도 다 식어버려서, 그럴 땐 크게 두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요.


 

1. 손님의 항의 전화가 온다.

2. 그러다 결국 손님이 끊길 수 있다.


저희 쪽 잘못이기에 손님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진심으로 손님께 사과하기


그 이후의 것들은 오로지 손님의 몫입니다.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손님은 그냥 넘어가시지만 어떤 손님은 그야말로 과한 요구를 하시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희 쪽 잘 못이니 무조건 사과를 드려야 하죠.


어쨌든 늦지 않게 손님의 집에 도착하면 초인종을 누릅니다.

우렁차게 외치죠.


"통닭 배달 왔습니다. 투영 통닭입니다."


문을 여시면 바로 인사 들어갑니다.


"안녕하세요. 통닭 시키셨죠? 000원입니다."


계산을 해주시면 또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거스름돈 여기 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혹은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통닭 배달을 하면서 느낀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손님을 향해 웃으며 인사를 드릴 때가 서로에게 있어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다. 역시 아르바이트생의 기본은 친절한 미소.


2. 배달 일을 할 때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젓가락, 무, 야채 등을 모르고 빼먹으면 왔다 갔다 두 번 일을 해야 하기 때문.


3. 밝은 인사성과 미소 그리고 정신 줄 잘 잡기. 적어도 이 세가지만 아르바이트생에게 장착되어 있으면 알바가 쉬워진다. 일 배우는 것은 실수하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시간이 흐르면 다 습득한다.


비록 가게일을 도운 것이지만 여러 가지 인생 경험을 하게 해 준 소중한 알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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