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에세이#8
사회생활 초창기에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인맥을 넓히고 싶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직장생활 8년 차인 지금은 애써 인간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 인간관계 체력(?)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전체적인 체력이 떨어진게 맞을 듯하다. 인간관계를 넓히지 않아도 사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느낀다.
물론 불안감은 가끔 엄습해온다. 이러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 때문이다. 직장생활하면서 인맥네트워크를 꾸준히 넓혀야 좀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직장상사에게 잘 보여야 직장에서 오래 잘 근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때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관계를 넓혀가야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귀챃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즘 심정은 그렇다.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니체력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다. 집에 와서 그냥 좋아하는 책을 읽고, 와인 한잔 홀짝이는게 낫다. 술자리도 덩달아 줄어드니까 좋다. 점점 나를 찾아주는 사람도 줄어든다. 뭔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무척 편안한다. 그냥 조용히 지내는게 좋다.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하면서도 그래지는 요즈음. 뭐지 이런 감정.
친구들과의 사이도 점점 멀어져 간다. 각자 삶을 살아가고 있고, 서로의 삶에 굳이 간섭하지 않는다. 내 삶에 누가 간섭하는 것도 싫다. 친구 역시 그럴 것이다. 오히려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서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법이다. 각자 사회생활을 하면서 머릿속 생각도, 만나는 사람들도, 경제적 사정도 달라진다.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그런 사이에 공감대 형성도 점점 어려워진다. 자기말만 하는 친구. 잘 들어주는 친구. 적절히 들어주고 적절히 자기 이야기도 하는 친구. 연락 잘 하는 친구. 먼저 연락 안하는 친구. 여러 유형의 친구들.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친구일까. 이미 핸드폰에서 지워지진 않았을까. 친구에게 연락하기위해 선뜻 통화버튼을 누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