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의 일과 삶
“언론대응은 그렇게 잘하면서 와이프 대응은 왜 그 모양이야?”
회식자리에서 술을 먹다가 전화를 늦게 받는 나에게 소리치며 아내는 말했다.
아내는 주말에 기자의 전화를 받으며 친절한 어투로 응대하는 나를 노려봤다.
“언론대응은 열심히 하면서 왜 평소에 와이프 대응은 그따구야.”
아내의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내가 평소에 아내 대응을 못하고 있었나.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아내 대응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하게 하고,
지금까지 해 온 언론대응에 대해 고찰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아내가 보기에 한편으로는 내가 언론대응을 열심히 하고 있었나 보다.
언론홍보 업무를 하다 보면 핸드폰이나 사무실 전화기에 모르는 번호가 찍힌다.
‘분명 기자의 전화일 거야.’
0.3초 동안 내적인 갈등에 휩싸인다.
‘받을까. 말까.’
나만 그럴까. 전국 공공기관의 언론홍보 담당자들 역시 나처럼 그럴까.
웬만한 기자 번호는 다 저장을 해놓기 때문에 저장해놓지 않은 번호가 뜨면 순간 고민하게 된다.
전화를 받으니 역시나!
“안녕하세요. OOO일보 OOO 기자입니다. OOO에 대해 취재 중인데 OOO에 대해 자료 좀 받고 싶습니다.
담당자 전화인터부도 요청드려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처음엔 기자의 전화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고 무서웠다(?). 언론홍보 업무를 맡으면서 기자의 전화에 익숙해지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시간이 해결해줬다. 3년 차인 지금은 기자의 전화가 부담스럽기보다는 기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관의 사업들을 적극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깐 말이다. 언론홍보 담당자에게 있어 기자와의 친밀한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기자와의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기관의 이미지도 향상되고,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도움을 받을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배포할 때 이메일 내용 하단에 담당자 사무실과 개인 연락처를 기재한다.
담당자 개인연락처는 기자들이 보도자료에 대한 추가 취재를 위해 신속한 연락을 할 때 필요하다.
기자는 더 풍부한 내용의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보도자료 내용의 사업 담당자와 연락하고 싶어할 때가 종종 있다. 후속취재를 위해 기자는 해당 보도자료 관련부서 담당자에게 연락한다. 그런데 이때 연락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담당자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휴가를 갔거나 출장을 간 경우이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한 상황이다. 그리고 기관의 입장에서는 후속취재를 통해 보도자료의 기사화가 더 잘 될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또 기사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 줄 기회를 날리는 셈이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은 많은 기자들의 출입처이다. 기관들은 출입처의 기자들과 소통한다. 김송희, 윤석년(2009)의 연구에 따르면 출입처는 기자들에게 중요한 취재원으로 여겨진다. 출입처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중요한 취재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보도자료를 보낼 때 하단에 적힌 담당자 연락처는 기자와의 소통의 출발점이 된다.
언론홍보 담당자라면 보도자료를 배포 후나 평소에 기자의 연락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보도자료만큼이나 기자와 연락이 잘 되는 것도 필요하다. 기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잘 정리해서 자료를 전달해 주면 기자들이 많이 고마워하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러면서 보도자료의 언론보도율도 자연스레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
언론홍보 담당자라면 기자와 전화 연락이 잘되는 것 만으로도 중간 이상은 갈 수 있다. 평소에 기자의 취재 전화가 오면 정중하게 응대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 보길 권한다.
김송희, 윤석년. (2009). 디지털 환경에 따른 지역신문 뉴스생산과정 변화에 관한 연구. 언론과학연구, 9(2), 207-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