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백서를 만들라고요? 제가요?

홍보맨의 일과 삶

by 이야기캐는광부

“백서로 제작해 봐.”


“제..제..제가요?”


직장 상사의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홍보 백서를 만들라는 업무지시였다.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숨 좀 돌리려고 하는데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사실 백서제작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잘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홍보 성과를 정리하며 홍보업무의 본질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홍보를 왜 하는 가에 대한 질문이 마음속에 따라다녔던 찰나였다.


백서는 주요 정책·사업·현안에 대해 추진 배경과 목표, 과정, 성과, 통계, 향후 계획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뜻한다. 홍보 백서는 언론홍보와 SNS홍보, 기타 매체를 활용한 홍보 성과와 효과, 에피소드를 엮은 한 권의 보고서이다. 물론 주제를 더 좁혀 언론홍보 백서, SNS홍보 백서로 구분해서 만들 수도 있다.


백서는 조직의 성과를 투명하게 알리고, 홍보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각종 기관 평가의 제출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홍보백서는 외부적으로 신뢰도 있는 자료다.


내부적으로는 홍보업무를 하게 될 직원을 위한 교육자료로 쓰일 수 있다. 홍보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과 동시에 어떠한 목적으로 각 홍보업무를 왜 수행하는지에 대해 설득할 수 있다. 아울러 조직의 언론대응 전략과 SNS 홍보전략을 기록하여 지속적으로 업무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첫째. 홍보 백서를 제작하기 위해 타 기관의 사례를 찾아봤다.


아쉽게도 홍보백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구글을 검색하니 참여정부 5년 정책홍보 백서와 법제처의 홍보 백서정도가 검색됐다. 꼭 홍보백서가 아니더라도 타 기관의 백서 파일을 내려받아 참고할만한 내용들을 추렸다.

목차구성이나 자료를 배치하는 형식들을 참고했다.


둘째, 백서 목차를 설계했다.


먼저 홍보성과 중 대표적인 성과를 정리했다. 대표 성과를 헤드라인으로 삼아 큰 주제를 나눴다.

헤드라인별로 세부 목차를 짰다. 백서의 골격을 짜니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434195_425475_2443.jpg 타 기관 백서 사례
e4f54079-d894-4a08-ac2e-66266dd8bdba2200A96EG183C0E2.jpg 타 기관 백서사례

셋째, 원고를 취합했다.


보통 백서를 제작할 때 업체에서 전문작가를 붙이면 비용은 더욱 올라간다. 그래서 직접 원고를 쓰기로 했다. 직접 쓸 수 없는 부분은 각 분야별 담당자에게 요청했다. 작가 비용은 절감하고 디자인과 교정, 교열에 힘을 주었다.


한 달 반의 시간밖에 없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주요 자료를 모아야 했다.

백서 분량을 200페이지 안쪽으로 적정하게 뽑아야 했다.


넷째. 주제별로 사진자료를 취합했다.


사진을 모으는 작업도 손이 많이 간다.

보도자료에 활용된 사진부터 현장의 B컷까지 주제별로 사진을 모았다.


다섯째. 원고 폴더 제목과 사진 폴더 제목을 모아서 디자인 인쇄 업체에 넘겼다.

업체 디자이너와 내지에 대한 디자인적 방식과 백서의 표지 디자인에 대해 협의 후 페이지별로 작업에 들어갔다.


여섯째. 오타를 수정하고, 업체를 통해 최종 교정 교열을 진행했다.


과연 결과물은 어땠을까. 생각했던 것보다 완성도가 높았다.


아쉬움은 있었다. 기관이 추진하는 홍보가 국민께 어떻게 닿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다. 홍보담당자의 고민은 홍보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이다. 단순히 정량적인 수치만으로는 홍보성과를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 국민의 인식이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정성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도 든다.


참고로 백서 제작 단가는 페이지수에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한다. 페이지별로 디자인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많은 페이지로 제작하게 되면 너무 두껍고, 쓸데없는 내용까지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아도 250페이지 이내가 적당할 것 같다.


하지만 3년 홍보성과나 5년 홍보성과처럼 비교적 긴 시간의 내용을 담아야 할 경우 페이지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제작단가 역시 커진다.


백서가 배달됐다. 두께감이 있었다. 손안에 무언가를 쥐고 있는 느낌.

공중으로 흩어질 수 있는 성과가 한 권에 응축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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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6-03-22 오후 1.58.00.png 타 기관 백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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