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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월 Jul 28. 2022

늘 이번 두통이 최악입니다.

긴장형두통이 만성화되면 편두통을 닮습니다.

이른 아침,

부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두통의 하루를 직감한다.


BST 98


곱게 갈아 놓은 토마토주스는

다시 냉장고로 들여 보내고

"다녀 오겠습니다~"


아직 비복근파열이 낫지 않아서

걷기 힘드니

외발전동휠에 올라선다.




"좋은 아침입니다~"

"부으셨어요."

"시작했습니다~"

"으이그~"


아침, 견딜만 하던 머리는

조금씩 통증이 더해지고 있다.

아침에 측정한 통증강도 3,

지금은 어느새 5.


아울러 6이던 아침의 활력도는

이제 3으로 뚝 떨어졌다.

현재의 두통강도는 12.

중등도를 넘어선 것이다.


머리가 흔들리진 않지만

띵~한 머리는 모든 의욕을

깡그리 빼앗아 일을 힘들게 한다.




다행히도 대기 환자분이 안 계신다.

빛도 안경도 모두 부담스럽다.


앙증맞은 머리띠를 둘러맨다.

싸~늘하던 이마는

곧 조금씩 따끈해지고

눈도 모니터를 볼 정도는 되어 준다.




아직 소리가 거슬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치를 알 수 없는 띵함.

이번 두통은 당최 어딘지...

골몰하던 차에...




"신환이십니다"

"네, 진료실로 들어오시라 하십시오"


진료가 시작되고

아픈 곳을 진찰하고

차팅하느라 한참 쳐다본 모니터는

다시금 두통의 존재를 각성시킨다.




진료를 마치고 앉은 의자.

머리와 목뒤 여러 곳을 눌러보지만

이번 두통은 압통점을 찾을 수 없다.

승모근조차 멀쩡하다.


머리를 쥐어박을 기둥을 찾는다.

하드커버 의학책을 집어

머리를 가격할 힘도 없기 때문이다.

"쿵~쿵~"




"퇴근하겠습니다~"

"네, 수고많으셨습니다."


곧 화장실로 향한다.

"우웩~ 우웩~"

낮동안 참던 욕지기를 토해낸다.


그리곤

이내 진료실 베드에 쓰러진다.

장(腸)은 아직 미동(微動)조차 없다.


BST 110

아침 점심을 굶고도 아직 이러하다.



감을 잊을까...

오랜만에 만들어본 두통은

역시나 가물가물한 사명을 일깨운다.


이번에 만들어진 두통은

편두통도 아니었는데,

역시나 괴로움은

편두통의 지끈지끈함과 다르지 않음을 또다시 확인한다.




두통환자에게는

'늘 이번 두통이 최악입니다.'


대개 편두통은 심한 두통,

긴장형두통은 약한 두통.

이렇게 알고 계실 수도 있는데,

괴로움의 정도는 우열을 가릴 수 없습니다.


또한 긴장형두통이 만성화되면

보신 것처럼

편두통에나 있는 오심구토가 나타납니다.


그 말씀을 전하고자

만들어 겪은 두통의

어느 하루를 써보았습니다.


새로운 두통약을 검증할 일이 있거나,

보름 이상 두통이 없으면

두통을 잊을까 두려워

이렇게 일부러 두통을 만들어 겪곤 합니다.


두통은 이렇듯 만들 수 있으므로,

또한 나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두통을 만드는 유발요인을 알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유발요인의 축적이 두통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자신의 두통을 유발하는지 하나하나 살펴야 할 것입니다.


두통의 강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십시오.

https://blog.naver.com/g-wall/222833158476


BST(혈당)는 따로 설명의 기회를 가지겠습니다.

'두통인류'책에서 확인하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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