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귀기 : 다툼
순희와 미영이는 제법 친합니다.
연락하는 일도 만나는 일도 자연스럽습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친구 사이 이대로 괜찮을까요?
친구 사이가 되려면 상대방과 꽤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 시간에 한계가 있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친구는 자기 인생에 몇 안 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어색한 사이에서 아는 사이로 발전하고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며 속마음까지 주고받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면 우정이나 의리까지 더해져 제법 단단한 관계가 됩니다. 친한 친구 사이라면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아도 친구 사이가 좀처럼 끝나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해도 서운함보다 반가움이 더 큰 것이 친구 사이입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친구 사이도 사람 사이입니다. 자신이나 상대방이나 실수와 잘못을 어느 정도 하고 사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친구 사이에 웬만한 실수나 잘못은 서로 받아 줍니다. 약속 시간에 자주 늦는 친구를 보고 그런 점 때문에 친구 사이를 그만두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적당히 잔소리 몇 마디 하고 어울려 지냅니다.
하지만 친구 사이가 가족처럼 도저히 떼기 어려운 사이는 아닙니다. 친구 사이를 끝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자기나 상대방이 친구 노릇을 너무 심하게 못하면 언제든지 끝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친구 사이가 끝나는 때는 주로 친구에게 무언가를 강제로 요구할 때입니다. 친구 사이에 서로가 이런저런 일을 부탁할 수 있고 부탁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친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던 것이 점점 ‘친구인데 이 정도도 못 해 주나?’, ‘이 정도도 못 해 주면 친구도 아니다’라는 식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부탁이 아닌 강요가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족이라도 서로에게 자주 강요하면 그 관계가 많이 망가집니다. 그 대신 가족은 피로 연결된 사이이며 다른 사람은 그 자리를 대신하지 못하기에 버틸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생각이나 목표가 같거나 혹은 서로 가깝게 지내다가 연결된 사이입니다. 친구는 헤어지더라도 다른 친구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친구 사이는 강요로 인해 망가진 관계를 버티지 못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도 친구 사이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폭력이나 집착으로 이어진 사이입니다. 그런 사이는 사실 친구 사이도 아닙니다. 친구 관계에서 부탁과 강요를 최대한 구별해야 합니다. 부탁할 순 있어도 강요해선 안 됩니다. 부탁하는 사람이 자기 부탁을 조금만 당연하게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강요가 됩니다. 자기가 친구 요구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 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친구가 내 요구를 무조건 받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꼭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말은 절대로 자기가 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오직 자기로 인해 불편하게 된 상대방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친구 사이에 조심해야 할 또 다른 것이 바로 무례입니다. 친구 사이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도 깨지지 않을 때가 있고 가벼운 문제로 쉽게 깨질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사람의 기분 때문입니다. 사람 기분은 똑같은 일에도 기분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는 것처럼 정말로 알기 어렵고 이상한 것입니다. 이 기분 때문에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일이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끊어지는 것도 사람의 기분이 큰 역할을 합니다. 친구 사이에 말을 함부로 하거나 욕을 하면서 서로의 친함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식의 친구 사이는 서로 기분이 좋을 때만 가능합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말을 함부로 주고받으면 평상시에 그냥 넘어갔던 일도 심각한 싸움으로 바뀝니다. 말 한마디, 사소한 일로 친구 사이가 깨지게 됩니다. 서로 가까워지면 서로를 함부로 대하기 쉬워집니다. 함부로 대한다는 것은 자기 기분 위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좋은 기분을 억지로 나쁜 기분으로 바꾸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은 자기 기분을 직접 조절하기 힘듭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 기분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자기 기분에 이리저리 휘둘립니다. 자기 기분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조심히 다루어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 상대방 기분을 좋게 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게 하는 것에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기분 위주로 친구를 대하는 것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친구하고는 친구 사이가 거의 끝난 것입니다.
친구 사이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사과하는 사람이 있거나 잘못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오랜 친구로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 사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라서 상당히 큰 어려움을 참아가면서까지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친구 사이는 상당히 단단한 만큼 한번 끊어지면 다시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곁에 있을 때 강요하지 말고 매너 있게 대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길 바랍니다.
순희와 미영이가 오래오래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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