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준비 : 2가지 진로
수민이는 요리 수업을 마치고 친구와 노래방에 갔습니다. 수민이는 노래 부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수는 이렇게 놀면서 엄청난 돈을 번다던데….’
더 늦기 전에 수민이가 가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진로에는 크게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부의 길, 다른 하나는 예능의 길입니다. 공부 진로는 지식・기술 전문가가 되는 분야이고 예능 진로는 오락・예술・운동 예능인이 되는 분야입니다.
공부 진로는 자기 분야 자격증을 따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졸업장도 그 학교 수업 과정을 모두 통과했다는 자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격증은 그 분야에서 일할 만한 실력이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직장을 구할 때 자격증을 보여 주면 바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자격증을 얻으려면 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시험에 관련된 어려운 책을 보고 지식과 기술을 쌓아야 합니다. 결국 자기 분야의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이 공부 진로를 가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 됩니다.
전자회사나 정보통신회사 쪽 진로를 정했다면 대학교의 전기전자공학부에서 학습하며 자격증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곳의 전공과목에는 ‘CMOS VLSI 디자인’이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이 과목은 대체 무엇을 배우는 과목일까요? 보통 사람은 잘 모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대학교 전공과목 책은 그 분야 전공자가 아니면 읽기 어려운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에 반해 예능 진로는 딱히 실력의 증거가 되는 자격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예능 분야는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 없나요? 유명한 연기자나 가수, 운동선수 실력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단지 그 분야의 자격증이 없을 뿐 공부 진로처럼 많은 노력과 실력이 필요합니다.
공부 진로는 자격증이나 학교 졸업장처럼 뚜렷한 목표가 있어 정해진 준비 과정을 따라가면 되지만 예능 진로는 그렇지 않아 사람마다 준비 과정이 다릅니다. 특히 예능 진로는 자격증이 따로 없어 자기 실력을 직접 보여 주어야만 합니다. 자기 실력을 직접 보여 주는 시험장, 공연장, 경기장을 무대라고 합니다. 예능인은 이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결국 ‘무대에 설 기회를 어떻게 얻느냐’ 그리고 ‘그곳에서 자기 실력을 충분히 보여 주고 상대방에게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예능 진로를 가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 됩니다.
공부 진로는 성적서·졸업장·자격증, 예능 진로는 무대와 실력 보여 주기를 목표로 삼고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엔지니어・설계사・의사 같은 공부 진로는 준비하는 일이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연예인・가수・프로게이머 같은 예능 진로는 부담스러운 느낌이 덜 듭니다. 예능 진로는 사람의 ‘놀이나 취미’와 관계가 많기 때문입니다. 흔히 공부하다가 쉴 때 스포츠 경기 방송을 보거나 음악을 듣곤 합니다. 복잡한 설계도나 전공 책 보는 것을 놀거리나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공부는 일하는 느낌, 예능은 쉰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놀이나 취미로 다양한 예능 활동을 합니다. 더 나아가 예능 진로는 놀이나 취미 생활을 그대로 진로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노는 일과 직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므로 즐기면서 진로를 준비하게 됩니다. 노래방에서 취미로 노래 부르다가 인기 가수가 되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예능 진로는 공부 진로보다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가수 진로를 맛보고 싶으면 노래방에 가면 됩니다. 경험하는 일에 돈이 많이 들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엔지니어·의사 같은 공부 진로는 미리 맛보기가 어렵습니다. 병원에 가서 의사 역할을 잠시 직접 해 볼 수는 없습니다. 예능 진로는 쉽게 직업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놀이나 취미는 ‘자기가 즐기려고 하는 일’입니다. 앞에서 말한 ‘직업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말과 반대됩니다. 예능 진로는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능력만 좋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직업의 기본 의미를 몰라도 괜찮은 진로가 예능 진로입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예능 진로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유익한 것보다 재미있는 것에 관심이 더 쏠리기 마련입니다. 예능 분야는 사람이 많이 모입니다. 돈을 주고 공연 티켓이나 경기 티켓을 사기에 노래나 운동 경기를 하나의 상품으로 봐도 괜찮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상품을 많이 팔고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인기 가수나 유명 운동선수가 큰돈을 버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예능 진로는 진로 부담도 별로 없고, 진로를 미리 경험하기도 쉽고, 자기만 생각하면 되고, 인기와 돈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진로입니다. 하지만 예능 진로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예능 진로의 여러 가지 장점이 특이한 어려움을 만들어 냅니다.
진로에 대한 부담이 너무 많아도 문제이지만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됩니다. 이런 생각은 자신의 진로 준비를 느슨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진로 준비는 자신의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적당한 취미 생활을 진로 준비로 착각하면 성실하지 못한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 코인 노래방, 취미 모임, 야구 연습장 등 예능 진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예능 체험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관객이 없는 무대’라는 것입니다. 예능인의 활동 공간은 무대입니다. 좋은 예능인이 되려면 큰 무대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관객이 있는 무대에 설 기회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예능 준비자 대부분이 큰 무대에 서지 못합니다. 큰 무대에 서서 자기 실력을 관객에게 보여 주고 인정받아야 대단한 예능인이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 순서가 반대입니다. 이미 자기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만이 큰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TV 전국노래자랑’만 해도 약 30:1~40:1의 지원자 경쟁을 이긴 사람만 많은 관객과 시청자가 보는 무대에 오릅니다. 공부 진로는 준비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시험을 치르는 시험장이라는 큰 무대에 올라 자기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능 진로는 그 준비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있는 큰 무대에 올라 자기 실력을 확인할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그만큼 자기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작은 무대를 먼저 감당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많은 사람이 아닌 단 한 명의 관객 앞에서라도 기꺼이 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아주 작은 아이일지라도요.
예능 분야에는 아마추어와 프로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아마추어는 직업이 아닌 취미로 예능을 하는 사람을 말하며 프로는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예능을 하는 사람입니다. 아마추어 축구 선수든 프로 축구 선수든 자기가 활약해서 팀의 승리를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추어 선수의 승리 목적이 자기만족과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프로 선수의 승리 목적은 관중과 팬의 만족과 즐거움을 위해서입니다. 관중과 팬은 아슬아슬하고 멋진 장면이 시합에서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아마추어 선수는 ‘재밌게 공 찼으면 됐지’ 혹은 ‘오늘은 내 실력이 제법 오른 것 같아’라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프로 선수는 자기 재미나 실력 향상보다 팀 승리에 최우선으로 집중해서 관객에게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결국 프로 선수는 ‘자기 실력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관중에게 팀 승리의 즐거움을 꾸준히 주면서 그 대가로 관중의 인정과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예능인의 목표를 자기 돈벌이와 자기가 유명인이 되는 것에 둔다면 관중과 팬은 자기 돈벌이와 인기를 올려 주는 도구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관중의 사랑을 받아야만 계속 일할 수 있는 예능인이 오히려 관중을 하찮게 여기게 됩니다. 프로 선수는 자기를 위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관중과 팬을 위해 이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관중에게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 주겠다는 마음이 확실해야 그것을 위해 자기가 꾸준히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을 위해 일하는 예능인은 자신이 잘되면 목표를 이루었기에 더 이상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점점 자기 실력은 떨어지고 관중에게 잊히는 사람이 됩니다. 예능 진로는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고 준비해도 괜찮은 진로가 아닙니다. 다른 진로와 비슷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한다’라는 직업의 기본 의미를 꼭 기억해야만 제대로 된 예능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능인이 무조건 큰돈과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서 보여 주는 것이 커야만 그리고 관객에게 큰 인정을 받아야만, 예능인으로서 얻는 것이 많습니다. 적당히 일하면서 저절로 큰돈을 버는 것이 예능 진로가 아닙니다. 큰 무대에 설 기회가 왔을 때 보여 줄 수 있는 자기 실력이 이미 충분해야 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이 부족하거나 그때부터 준비하게 되면 너무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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