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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생 엿보기

취직과 보수 : 서류 전형

by 크느네
수민이는 취직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려 합니다.
과연 서류 몇 장으로 직장에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공적 증명(공증): 어떤 사실을 믿을 만한 단체가 확인해 줌.

세대: 함께 생활하는 사람.

주민등록 초본: 자기 개인 정보가 있는 공증 서류.

주민등록 등본: 함께 생활하는 사람의 정보가 있는 공증 서류.

전형: 사람을 뽑는 일.

보훈: 국가유공자나 그 가족에게 보답하는 일.



마트에서 상품을 고를 때 더 좋은 것을 고르려면 디자인·기능·튼튼함·회사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데 간단하게 좋은 상품을 고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격을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대체로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상품이 많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좋은 것을 고르려는 손님 마음처럼 어떤 직장이든 맡긴 일을 제대로 하는 좋은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에게 있는 실력·정신력·성격·인성 등은 상품처럼 눈으로 직접 살펴볼 수가 없습니다. 사람에겐 가격표 또한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서류(문서)입니다. 자기 서류에 직장에서 원하는 것이 많을수록 가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자기 엄마가 ‘이 사람은 실력과 인성이 매우 좋습니다’라고 쓴 서류는 믿을 만하지 않아 직장에서 받아 주지 않습니다. 누구나 믿을 만한 곳에서 써 준 서류여야만 합니다. 국가 기관・유명한 단체・학교・우체국 같은 곳에서 내어 준 서류가 직장에서 받아 주는 서류입니다. 이런 서류를 공적 증명 서류, 공증 서류라고 합니다. 자신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직장에 알리고 싶다면, ‘나 영어 잘해요’라고 쓴 서류가 아닌 ‘한국토익위원회’라는 회사에서 내어 주는 공증 서류, 토익 성적표를 보여 줘야 합니다. 직원을 가르칠 때 일을 잘 배울 만한지, 자기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만한지, 생활 매너나 의사소통하는 일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일에 서류를 이용합니다.


직장을 구할 때 준비하는 서류 중 기본 서류는 주민등록 초본과 등본입니다. 국가 기관이 보장하는 서류입니다. 주민등록 초본에는 지원자의 개인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주민등록 등본에는 지원자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 세대의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직장은 남의 이름이나 주소를 사용하여 직장 생활을 하려는 사기꾼을 막아야 합니다. 갑자기 직원과 연락이 되지 않을 때는 직원의 이러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직장은 직원의 정체와 직원의 생활을 어느 정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주민등록 초본과 등본은 자기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이뤄 온 자기 생존의 기록입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자기 생명을 관리하고 사고와 병을 이겨내야만 살 수 있기에 사람의 생존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쉽게 받는 서류이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는 서류입니다.


직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서류는 학교 서류입니다. 공공기관인 학교에서 보장하는 서류입니다. 주로 졸업장(최종 학력 증명서)과 성적표(성적 증명서)를 직장에 냅니다. 이 두 가지 서류는 가장 최근에 졸업한 학교와 그 성적이 나타나 있습니다. 어릴 때 다녔던 학교의 졸업장과 성적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어릴 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어도 나중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괜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회가 계속 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 기회에 지난번의 실수를 바로잡으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어릴 때 좋은 평가를 받았더라도 최근에 잘하지 못했다면 실력 없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나쁜 과거가 있든 좋은 과거가 있든 자기 지난날에 집착하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겸손하게 직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어릴 때 대충 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자기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것이 이왕이면 좋습니다. 이런 서류는 직장에서 지원자의 성실함과 실력을 살펴보는 자료가 됩니다. 경쟁률이 높은 학교를 졸업했거나 학교 성적이 좋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자기 관리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다른 서류는 자격증입니다. 자격증은 국가 기관이나 믿을 만한 단체에서 보장하는 서류입니다. 직장인은 컴퓨터로 일할 때가 많으므로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일단 좋습니다. 지원한 직장과 관계가 있는 자격증이 많을수록 직장에서 좋게 평가합니다. 전문적인 직장일수록 자격증은 필수 조건이 됩니다.


그 외에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는 관련 증명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직원이나 학생을 뽑는 것을 ‘전형’이라고 합니다. 장애인 특별 전형은 장애인만 특별히 뽑는 것이며, 보훈 특별 전형은 국가 유공자나 그 자녀만 뽑는 것입니다. 이런 전형은 모두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이며 법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필요한 제도입니다. 특별 전형이라는 말 때문에 장애인과 국가 유공자에게만 많은 혜택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특별 전형은 장애인만 따로 모으고 그중에서 적은 인원을 뽑기에 보통 사람에게 손해를 주지 않습니다. 게다가 장애인을 많이 뽑는 곳은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기도 합니다.

국가 유공자 역시 특별 전형이 있습니다. 만약 특별 전형이 없으면 보너스 점수를 받기도 합니다. 국가 유공자는 자기 잘못이 아닌 나라나 정부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억울하게 받았던 사람입니다. 유공자는 장애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유공자나 그 가족은 매우 어려운 형편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특히 유공자 자녀는 어린 나이에 부모의 뒷바라지를 하거나 돈을 벌어 가정을 지키는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마치 100m 달리기 경주에서 국가 유공자 가족은 200m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유공자나 그 가족이 취직할 때 특별 전형으로 뽑히거나 보너스 점수를 받는 것은 억울하게 피해를 겪고 괴로운 인생을 살았던 것에 비하면 작은 보상입니다. 유공자 보너스 점수를 얻으려고 일부러 어릴 때부터 고아나 소년소녀 가장으로 생활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특별히 공증 서류는 아니지만 꼭 제출해야 하는 중요한 서류가 있습니다. 바로 자기소개서입니다. 자기소개서는 자기 성장 과정이나 자신의 자랑거리를 쓰면서 자기 가치를 알리는 서류입니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지원자가 가치 있는 사람인지 대단한 사람인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사람은 누구나 가치 있는 존재이며, 직장은 직장의 가치를 높이려고 직원을 뽑는 것이라서 지원자가 잘난 사람이기보다 직장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직장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무작정 자기 자랑만 늘어놓기보다 자기 성장 과정과 자신의 자랑거리가 그 직장에 충분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소개팅 장소에서는 자기소개를 자기 가치를 높이는 것과 연결해야 하지만, 직장에서는 자기소개를 직장 가치를 높이는 것과 연결해야 합니다.


공증 서류는 서류를 내어 주는 단체에서 보장하는 문서이기에 개인이 서류를 위조하면 그 단체와 지원하는 직장 두 곳을 속이는 셈이 됩니다. 게다가 문서위조는 사기죄에 해당하며 범죄입니다. 어떤 문서라도 위조하다가 나중에 걸리면 단체・직장・법원 세 곳에서 처벌받게 됩니다. 그러면 직장이나 학교의 합격이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으며, 국가에 벌금을 내고 범죄자, 전과자가 되기도 합니다.


서류 몇 장으로 사람을 제대로 판단할 순 없습니다. 애초에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의 과거를 종이 몇 장에 담을 수는 없으며, 현재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서류를 통해 그 사람 인생을 작게나마 엿볼 수는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그 작은 엿보기를 가지고 그 사람을 믿고 뽑는 것입니다. 우리 직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요. 제출하는 서류 중에서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서류는 거의 없습니다. 각 서류마다 자기 인생의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들어 있습니다. 자기 인생을 담은 귀한 서류를 잘 준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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