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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면접 떨어지면 망하는데

취직과 보수 : 면접 1

by 크느네
수민이는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만 직장인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소속감: 직장에서 손님이 아닌 직원으로서 갖는 마음.

취업: 직장을 얻음.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 전형을 진행하게 됩니다. 마트에 진열된 귤에 비싼 가격표를 붙여 두고 맛을 보장한다는 글이 적혀 있더라도 직접 먹어 봐야만 좋은 귤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가 믿을 만한 서류라도 면접관은 서류 내용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면접관이 지원자 서류 내용을 자세히 물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거나 서류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지원자는 매우 낮은 평가를 받습니다. 지원자는 면접관의 다양한 질문을 대비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가 제출한 서류를 자세하게 검토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면접하는 또 다른 목적은 서류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성격·인성이나 소속감·협력·태도를 직접 보려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은 수많은 질문을 만들 수 있고 같은 대답이라도 면접관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서 대답을 미리 준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답할 때는 완벽한 대답이 아닌 나쁘지 않은 대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날 영수·영희·철수가 직장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3명이 함께 들어간 면접 장소에는 5명의 면접관이 앉아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면접에서는 한 명당 3~4개 질문을 줍니다. 면접관은 영수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했습니다. 영수는 자기소개를 영어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면접관은 굳이 그럴 필요 없이 편하게 하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영수는 꼭 영어로 하겠다고 다시 말했습니다. 영수는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수는 자기소개를 한 지 30초가 지나기도 전에 말문이 갑자기 막혀 버렸습니다. 면접관은 “됐습니다”라고 영수에게 말했습니다.


영수는 불필요한 행동을 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았습니다. 괜한 짓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영수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면접에서 영수가 받을 수 있는 질문 개수와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은 적습니다. 그만큼 질문을 받았을 때 무리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점수를 받아야 영수에게 이득입니다.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면 자기소개에 영어 실력까지 함께 보여 줄 수 있어 점수를 더 받을 거라고 영수는 생각했던 것입니다. 영수는 많은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면접에서 너무 떨거나 당황하게 되면 영수처럼 준비한 대로 대답하지 못하게 됩니다.

interview-gea75ffcab_1280.png 기회를 잘 살려야 하는데

사람은 직장을 구할 때 ‘보수는 얼마인지, 쉬는 날은 며칠인지, 혜택은 어떤 것이 있는지’ 같은 자기가 받는 것에 관심을 두기 마련입니다. 자기 이득을 생각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면접을 볼 때 ‘점수를 더 많이 받아, 합격한 뒤에 직장에서 돈과 혜택을 받으면, 내 생활이 좋아질 것이다, 만약 불합격해서 이런 것을 받지 못하면 내 생활은 힘들어진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받는 것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게 되면 두려움 또한 매우 커지기 때문에 면접은 더욱 부담스럽고 떨리는 일이 됩니다. 거기에 영수처럼 무리까지 하게 되면 부담은 더욱 커져 면접을 오히려 망치기 쉽습니다.


직장을 위해 일해 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 직장 생활입니다. 면접관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제대로 일해 줄 사람을 원합니다. 지원자는 ‘자기가 직장에서 받을 것’보다 ‘자기가 직장에게 줄 것’에 기준을 두고 대답해야 합니다. 면접관이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이 기준을 맞추는 쪽으로 대답해야 나쁘지 않은 대답이 됩니다.


면접관이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아빠에게 용돈을 더 많이 받아서 아빠가 좋습니다”라는 대답은 받는 것과 관계있는 대답입니다. “무엇이라도 가정을 위해 주려고 하는 아빠가 좋습니다, 아빠처럼 이 직장을 위해 저의 능력을 주고 싶습니다”라는 대답은 주는 것과 관계있는 대답입니다. 첫 번째 대답은 직장 생활과 연결되지 않지만 두 번째 대답은 직장 생활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면접에서 성격이나 직장 생활 태도를 물을 때도 단순히 자기 성격이 좋다거나 단체 생활을 잘한다고 대답하기보다 자기 성격이나 태도를 회사 이득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대답해야 좋습니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지원자의 정치 성향 같은 개인적인 일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지원자가 ‘이 직장에서 진심으로 일할 생각이 있는지, 일할 수준이 되는지’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면접관에게 자신의 그런 점을 보여 주지 못한 것입니다. 면접관에게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자기가 직장에게 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면접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준비는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서류 준비처럼 면접 준비 역시 오랜 시간을 연습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받기로 기대했는데 못 받으면 실망이 크나, 주기로 기대했는데 못 주는 것은 실망이 크지 않습니다. 특히 자기가 ‘직장에 이득을 줄 만한 실력이 아직 부족했다’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그 실력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를 더 해야겠다’라고 다짐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은 면접에 떨어지고 실망한 자신을 다시 가다듬고 자기 실력을 더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됩니다.


면접이라는 부담스러운 자리에 나가서 생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지원자가 지나치게 억지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하면 자기 실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자기 실력을 있는 그대로만 보여 주어도 상당히 좋은 면접을 한 것입니다. 손해 보지 않는 면접을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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