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역할과 관계: 자기 평가
직장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진 수민이는 조금 우쭐해졌습니다.
수민이는 나 정도면 직장 일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자신을 평가할 때 점수를 그리 나쁘게 주지 않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최소한 중간 이상은 되는 외모’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마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외모를 착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직장에서 자기 일하는 능력을 착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자신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착각하면 직장에서 곧 쫓겨나게 됩니다. 직장은 직장에 손해인 직원을 계속 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장인은 자기 자신을 착각하지 않도록 자기 직무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직장인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자기 일과 관계있는 사람에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주로 직장 동료나 손님이 됩니다. 사람을 평가하려면 그 사람의 좋은 점뿐만 아니라 나쁜 점까지 말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불편한 말을 하는 것은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모두 부담되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상대방을 평가하는 일 자체를 싫어하거나 평가하더라도 대충 좋은 말을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정확히 평가받으려면 상대방이 느끼는 이런 부담을 없애 주어야 합니다. 평가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한다든가, 평가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든가, 중간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평가받는다든가 등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배달 앱에는 ‘후기’라는 가게 평가가 있습니다. 앱으로 만난 가게와 손님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서 손님은 부담 없이 가게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평가받는 가게는 음식과 배달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가게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 대신 가게가 평가받으려면 손님이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야만 합니다. 가게는 일부러 평가해 준 손님에게 적당한 보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터에서 상대방이 자기를 평가해 주었다면 평가가 좋든 싫든 적당한 인사나 간단한 보상을 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상대방에게 평가받았다면 그것을 제대로 확인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수민이가 “음식이 맛있습니다”라는 평가를 손님에게 들었다면 요리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식점이 깨끗하네요”라는 평가를 들었다면 ‘칭찬이니까 좋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야 합니다. 요리사의 기본 역할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입니다. 요리사는 손님에게 음식점 분위기나 위생 상태가 아닌 음식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막내 요리사든 주방장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주방장에게는 주방 직원을 잘 관리했다는 평가보다 손님이 음식을 좋아했다는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만약 주방장이 큰 이익을 냈다는 평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값싸고 나쁜 재료로 음식을 준비하면, 돈은 잠깐 더 벌 수 있겠지만 맛없는 요리를 내놓는 주방장이 됩니다. 이처럼 요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방장 요리사가 있는 직장은 금방 망하게 됩니다. 의사가 병을 잘 고친다는 평가가 아닌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거나, 선생님이 잘 가르친다는 평가가 아닌 재밌다는 평가를 받으면 직장인으로서 자기 실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직장인은 자기 직무를 오래 할수록 실력이 발전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자기 기본 역할을 잊어버리면 언제든지 예전보다 실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 실력이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 직장에 손해를 끼치고 일을 더욱 못하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실력이 아닙니다. 직장인으로서 ‘기본 역할’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의사의 기본 역할은 ‘아픈 사람을 낫게 돕는 것’입니다. 의사가 환자 치료가 아닌 부자 되는 것을 목표로 두면, 병원을 자주 찾아오게 하려고 일부러 환자를 더 아프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 기본 역할을 잊어버리면 평범한 사람보다 병을 더 고치지 못하는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직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 역할, 그것은 알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도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직장인으로서 자기 기본 역할을 잊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자기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실력 있는 직장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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