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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Apr 26. 2024

2. 가인과 아벨

쉬운 죄

     

가인과 아벨의 제사 사건


하나님이 직접 만든 첫 사람이 아담과 하와라면, 사람이 직접 낳은 첫 사람은 ‘가인’과 ‘아벨’이었습니다. 평생 일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하나님 명령에 따라 가인과 아벨은 일하며 살았습니다. 형 가인은 농사일을 맡았고, 동생 아벨은 양 치는 일을 맡았습니다. 

아담과 하와, 가인과 아벨이 살았던 시대에 사람이 먹는 음식은 식물뿐이었습니다. 훗날 노아의 홍수 사건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은 동물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사람(아담)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창세기 2장, 아담 시대의 음식)


가인은 음식을 담당했고 아벨은 양털이나 기름 얻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사람은 옷이나 기름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음식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음식을 담당했던 가인이 생활용품을 담당했던 아벨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농사를 짓거나 양을 키우는 사람이 기대한 소득을 얻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진이나 홍수가 나거나, 농작물이나 양이 병 들거나, 사람이 큰 병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기대했던 소득을 얻지 못합니다. 이렇게 자기 노력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득을 얻었을 때는 성실하게 일한 자신을 칭찬하는 일과 더불어 하나님에게 감사드리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는 방법으로 제사를 지냈습니다. 제사는 제물을 바치는 일을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땅의 열매를 드린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았고 첫 새끼 양을 드린 아벨의 제사만 받았습니다.

제사는 정성껏 준비한 제물과 진심을 담은 마음으로 지내야 합니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가인이 정성이 부족한 제물을 드렸거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했나 봅니다. 안타깝게도 형 가인은 동생 아벨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을 맡았지만 감사는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가인의 죄

     

가인은 하나님에게 거절당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특히 동생 아벨의 제사만 하나님에게 인정받았기에 가인은 동생보다 뒤처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가인은 화가 났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가인에게 죄짓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하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인은 아벨을 들판에서 해쳤습니다. 

사람이 거절당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면 화가 나기 마련입니다. 가인이 화가 난 것은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런데 가인은 하나님과 자기 동생에게 화내기보다 잘못을 저지른 자기 자신에게 화내야 했습니다. 가인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번에 제대로 된 제사를 지내기만 하면 좋게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동생 아벨은 형 가인에게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나님에게 정성과 진심으로 제사를 지냈을 뿐이었습니다. 가인은 그런 동생을 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해쳤습니다. 게다가 가인은 여러 명도 아닌 단 한 명뿐인 동생과 함께 살면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사람은 자기 기분이 나쁘다고 상대방을 괴롭힐 수 있고, 자신이 잘못하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괴롭힘당할 수 있으며, 몇 명 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조차 힘겹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람이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 뜻하지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벌과 위로     

선악과 사건에서 뱀이 사람을 괴롭힌 일로 벌 받은 것처럼, 가인은 사람을 해친 일로 벌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죄지은 가인에게 벌주기 전에 “동생이 어디 있느냐?”라고 먼저 물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담에게 벌주기 전에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하나님은 가인에게도 자기 죄를 고백하고 뉘우칠 기회를 주었습니다. 사실을 말했던 아담과 달리 가인은 하나님에게 모른다고 거짓을 말했습니다. 자기 잘못을 고백조차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죄를 인정하지도 용서를 빌지도 않았습니다. 

아담은 ‘일해야 먹을 것이 생긴다’라는 벌을 받았지만, 가인은 ‘일해도 먹을 것이 생기지 않는다’라는 더 큰 벌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죽음의 벌이었습니다. 가인은 열심히 농사지어도 열매를 얻지 못하므로 다른 사람이나 동물이 버린 음식을 주워 먹으며 거지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가인은 하나님에게 벌이 너무 무겁고, 더 이상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며, 먼 훗날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죽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하나님을 보지 못하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떠도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창세기 4장, 가인의 하소연>


여전히 가인은 자기 죄를 사과하지 않았고, 동생에게 미안해하지도 않았으며, 오직 자기가 앞으로 당할 손해만을 생각했습니다. 가인은 자기 자신만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하나님은 그런 가인에게 다른 사람이 가인을 해치지 못하게 도와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가인에게 큰 은혜는 아니지만 상당히 좋은 은혜를 주었습니다. 

그 이유는 가인이 ‘하나님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 즉 하나님과 하나님 은혜 없이 사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자기 죄를 반성하는 고백이 아닌 자기 앞날만 생각하는 하찮은 고백이었지만, 하나님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인의 태도를 좋게 봐주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인이나 아벨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이 생활하는 사람 한 명조차 사랑하지 못하고 대단치 않은 이유로 상처 주고 괴롭히며 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이 생활하는 사람 한 명조차 자기가 감당하지 못해 상처받고 괴롭힘당하며 힘들게 살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서 괴롭힘을 주고받는 일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서 죄 가운데 허우적거리며 살 때가 많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죄의 길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자기 스스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며, 받은 은혜로 살면서, 죄의 길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인생길을 가야 합니다.           

쉬운 죄     


가인이 제대로 된 제사를 지내지 않았을 때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았을 뿐 가인에게 벌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가인이 동생 아벨을 잘 돌보지 않았다고 벌주지 않았습니다. 동생을 괴롭히고 해친 일로만 벌주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잘하지 않았을 때 하나님은 벌주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심하게 잘못했을 때만 하나님은 벌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대단한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잘해서 은혜를 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그저 사랑하기에 은혜를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죄지을 때만 벌주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죄만 짓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받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에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죄를 지으면 하나님의 벌이 있으므로 잘 살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잘나고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죄짓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대단히 높은 존재라서 사람이 하나님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대신 사람은 약한 존재라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나님에게 자기 제사를 거절당했던 가인이 하나님에게 따지지 않고 동생에게 화풀이했듯이, 사람은 하나님보다 자기 주변 사람에게 죄짓기가 쉽습니다. 그러므로 자기와 가까운 사람인 가족이나 이웃, 직장동료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죄를 점점 줄여 가면서 하나님 은혜를 점점 제대로 받는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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