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길 Sep 14. 2019

일회용품 빌런들이 많군요.

그렇게까지 일회용품이 좋아요?


 저는 도덕적인 사람은 아닙니다만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삶(제로웨이스트)을 실천 중이고

커뮤니티에 관련 댓글을 달다 보면 공격을 종종 받습니다.

일회용품 못 잃는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완성된 글입니다.

아래부터는 공격하시는 분들이 자주 말하는 내용입니다. 




텀블러 만드는 게 일회용 컵 쓰는 것보다 환경에 해롭다.

새로 사서  몇 번(~40번)도 안 쓰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살 필요가 없어요. 집에 텀블러 하나쯤 있잖아요. 그거 꺼내 쓰면 환경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돌잔치나 컨퍼런스에 갔다가 어쩔 수 없이 받아 온 텀블러를 말하는 겁니다... ) 


텀블러 씻는데 드는 물은 환경오염 아니냐

처리에 500년이 걸릴지 모르는 플라스틱 쓰레기보다는 훨씬 지속 가능한 방법입니다. 


종이컵으로 다 바꾸자

종이컵은 안 쪽에 비닐 코팅이 되어 있어 종이로도 플라스틱으로도 재활용이 안됩니다.  
매립 시 분해 기간은 20년에 달하므로, 폐기물 문제에 있어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여담이지만 종이빨대에는 플라스틱 코팅이 없습니다.


스텐 텀블러는 6개월 쓰면 버려야 한다

괴담입니다. 사용기한 없으니 깨끗이 씻어서 평생 쓰세요 
[팩트체크] 스테인리스 텀블러, 매일 사용하면 '납 중독'? | jtbc


미국은 그냥 다 버리더라.

맞습니다. 미국은 땅덩이가 넓어서 대부분 매립한다네요.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땅덩이 좁은 나라에 맞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럼 다 소각시켜 버리자. 500도 이상이면 다이옥신까지 다 태워버린다더라. 

나주 SRF(고형 폐기물 연료) 소각 시설이 3년째 표류, 
전주 SRF는 주민 반발로 무산. 원주 SRF도 주민 반발로 무산.
게다가 4년 동안 정상 가동 중으로 알려졌던 제주 SRF 생산 시설은 최근에서야 사기극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상 탈수·건조 공정도 없는 폐기물 압축포장 시설에 불과했습니다.
SRF 시설에 대한 정부 신뢰조차 바닥인 상황에서
주민들의 공포심(집값+건강)까지 소각해낼 묘안이 없는 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고형연료로 4년간 제주도민을 속여 온 제주시 | 제주일보


 유럽 같은 선진국들이나 환경에 신경 쓰는 거다.

우리보다 더 못 사는 케냐는 플라스틱을 아예 퇴출했습니다. 10년 내 퇴출 준비 중인 국가도 있습니다. 


재활용률 OECD 2위인 대한민국에 뭘 더 바라냐

세계적으로 분리수거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생산자들이 개판입니다. 뭐하나 만 사도 플라스틱 포장재 어마어마하죠.
더불어 소비자들도 생산자들에게 쓰레기 줄일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벽배송, 플라스틱 포장 수박과 같은 상품들을 편하다는 이유로 좋아합니다.


어차피 다 재활용되는 거 아님??

고철이나 종이, 유리병은 좀 나은데 중국이 2017년 폐기물 수입 거부한 이후로 플라스틱은 수거해도 돈이 안 되는 쓰레기들입니다. 시장 경제가 포기한 진짜 쓰레기들이에요.
일회용 컵 같은 건 재활용률 7%에 불과합니다.



플라스틱도 집 앞에 내놓으면 다 치워주는데 뭔 걱정??

지금은 임시로 재활용 업체에 세금 쥐어주며 버티지만,
이미 재활용 시스템은 한쪽이 고장 난 채 돌아가고 있습니다.
적게 쓰는 게 답이에요. 


어쨌든 재활용 업체에 세금 주고라도 넘기니 노상관.

그렇게 떠넘긴다고 쓰레기가 사라지진 않아요.
폐기물 브로커들이 비싸진 처리비용만 받아 챙기고 눈에 안 띄는 곳에 쌓아두다가 들키면 튑니다. 새로운 쓰레기산이 탄생하는 겁니다. 최근 사례가 많았습니다.
[현장K] 공장 운영한다더니…‘쓰레기 산’ 만들고 줄행랑 | KBS

브로커들에게 쥐어주는 돈도 세금이고, 쓰레기산 처리하는 돈도 세금입니다. (세금 살살 녹는다...)
경북도, 의성 쓰레기산 처리비 364억 확보…내년까지 해결 | news1


휴대폰도 쓰지 말고 산속에 움막 짓고 살아라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거부터 하자는 겁니다. 


나대지 말고 가만있어라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가만있으면 변하는 건 없습니다.
감당할 수준으로 쓰레기가 줄어들 때까지 계속 나댈 거예요.


작가의 이전글 우리의 쓰레기가 향하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