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조리사] 제7장 매작과
기름에 튀기면 맛없는 식재료가 무엇이냐는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창밖으로 장맛비가 쏟아져댔고 실습 실내 기름내 고소한 튀김요리라는 것을 직감하자 튀김요리에서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기름이 허락된다면 우리는 실습실 도구라도 튀겨먹을 기세였다.
"매작과는 전통과자로써 매화나무에 참새가 앉은 모습이라고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타래과, 매자과, 매엽과라 불리기도 합니다."
강사의 구두설명만으로도 당장 기름기 촉촉한 음식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모두 오늘따라 튀김이라는 단어에 흥분한 상태였다.
적당한 기름 온도에 모양을 낸 매작과 반죽을 튀겨내고는 졸인 시럽을 발라내라는 과정이 강사의 입에서 순서대로 만들어졌다.
실습 시작을 알리는 강사의 말에 모두 자신의 테이블 위의 밑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밀대로 숙성된 반죽을 밀대로 밀어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후 반을 접어 세 번의 칼집을 넣었다.
실을 꿰어 넣듯이 칼집 낸 반죽의 위쪽을 아래쪽으로 넣어 뒤집어 주면 리본처럼 예쁜 모양이 나타났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린 색시라 불리는 20대 초반의 아이 엄마가 급한 마음에 중얼거리는 소리가 커져갔다.
하나둘 완성품을 내어놓고 있었지만 아직도 밑반죽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나 역시 완성품을 가지고 강사 테이블로 매작과 그릇을 제출하고 자리로 돌아가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울상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결국 모두 완성해 낸 매작과를 어린 색시만은 완성하지 못한 채 수업은 마무리되었다.
만든 음식은 모두 폐기해 버렸지만 매작과는 예외였다.
첨가물 없이 담백한 맛이었지만 직접 만든 과자로 다과상 삼아 친목의 자리를 만들고 싶어 했다.
친해질 계기이기에 강사는 취식을 허락했다.
같은 시간 같은 재료로 만든 매작과인데 맛이 상당히 달랐다.
모두 자신의 매작과를 나눠주기도 하고 남의 것을 먹어보기도 하며 음식평론가라도 된 것처럼 들떠 이야기가 오갔다.
"저는.. 완성품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내어주지 못하고 받아먹어야 하는 어린 색시의 마음을 알고 선뜻 자신의 매작과를 나눠주었다.
"손재주가 있던데 오늘은 반죽이 잘 안되었나? 왜 그랬어요?"
매작과를 건네며 앞자리 실습생이 묻자 얼굴이 붉은 어린 색시는 조심스레 이야기를 했다.
"제 마음이 배배 꼬여서 그런가 봐요. 결혼해서 지금까지 시댁에서 시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거든요. 제사 때 매작과를 만드는 담당인데 잘하려고 하다 보니 늘 긴장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그런 부담이 여기와서도 만들려니 교재에 나온 규격 사이즈로 만들면 분명 실망하실 텐데... 하는 생각에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모두 신혼시절에 겪어보았던 시절이라 또래 그룹끼리 그녀의 마음을 헤아렸다.
배려하는 중년 그룹은 자리를 자연스럽게 비켜주었다.
그 자리가 아쉬워서 젊은 유부녀 그룹은 빗물에 기름내를 참지 못하고 오랜만에 술집을 찾아 술잔을 기울였다.
빗물이 어린 색시의 눈물을 같이 쏟아냈고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은 그녀를 다독였다.
어린 색시가 자신의 마음만 꽁꽁 묶어버린 굵은 동아줄을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매듭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