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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mping ink Jan 13. 2022

운전은 건강에 해로워

4. 지킬 앤 하이드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해라!'라는 말의 빈도수가 얼마나 많은지 자동차 후면유리엔 '초보운전, 밥하고 나왔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판매한다.

어떤 운전자가 내게 말을 했다.

"끼어들기 좋은 차가 있는데 버스, 여성운전자 차량, 경차. 차 사이 간격이 넓어서 이 차들 앞으로 끼어들면 돼."

이 세 가지 중 나는 두 가지나 해당사항이 있어서 일까?

경차를 몰며 인내심이라는 득도의 경지를 맞볼 경험을 한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내어주면 드래프트 하듯 달려드는 차량은 하나같이 지시등을 켜 주지 않는다.

주여, 오 마이 갓, 나미 아미타불... 심지어 엄마

브레이크 페달 위의 발이 벌벌 떨릴 정도지만 앞의 차는 유유히 차선을 바꿔나가 버리면 온몸에 식은땀과 차 꽁무니에 저주를 붓지 않길 마음 다스림만 남는다.


공익광고에서도 차분하고 조용하던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순간 돌변하는 장면이 있다.

운전석 엑셀레이터는 분노 게이지의 부스터 역할을 해내기 충분하다.

나는 네비의 오류로 진행 차선을 바꿔도 되지만, 너는 진행 차선을 유지해야 하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끼어들기를 해야 할 때가 생기지만, 너는 절대 무리해서 끼어들려 해선 아니 되고

나는 깜빡이를 켜면 네가 비켜주어야 하지만, 너는 적당한 거리에서 충분한 깜빡이 신호를 보내줘야 끼어들 수 있을 것이다.


모두 급한 마음의 운전자는 아니다. 속도전 같은 도로에서 평화군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진행하며 차선을 바꿔야 하는 초보운전자를 위해 충분히 거리를 두고 자리를 내어주는 운전자도 있고 보행자들이 다 건널 수 있도록 횡단보도에서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는 운전자를 만난다.


고속으로 달려드는 운전자나 마음이 넓어 양보운 전하는 평화군은 같은 사람일 수 있다.

나 역시 같은 운전석에서 다른 모습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나만의 방법은 도착시간 5분 더 일찍 운전석에 앉기다.

그 짧은 시간이 너그러운 운전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끼어들지 못하고 하염없이 깜빡이만 넣고 있는 차량과 거리를 두고 자리를 내어주었다.

조심히 들어온 차량은 비상등으로 감사함을 표시하고 나는 물론 조금은 시간의 손해를 보았지만 누군가에겐 좋은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운전은 건강에 해롭다고 외치고 다니는 사람이지만 작은 배려로 고비를 넘기게 도와주면 언젠가 그도 같은 상황에 배려하는 마음이 번지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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