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mping ink May 15. 2022

권선징악

22. 요령도 적당히

러시아워... 퇴근시간이 되면 뻥뻥 뚫린 도로가 어떤 이유로 막히는지 알 수 없다.

기괴한 것은 어떤 구간을 지나치고 나면 막힌 이유도 알 수 없이 속도가 나기 시작하기도 한다.

정체 이유를 알고 싶어서 목 빼고 사고 현장이나, 도로공사라도 상상하며 달려온 길이 맥 빠지게 뻥뻥 뚫려있기도 한다.


퇴근시간에 맞추어 도로에 차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족, 친구, 모임 등등 각자의 사연을 싣고 도착지를 향해 같은 신호를 나누며 달린다.

특히 금요일 퇴근길은 더욱 즐겁다.

운전석 창문을 열고 푸르른 가로수와 후덥지근한 공기들이 모여 뿜어내는 시원함을 즐긴다.

주말에 하고 싶었던 일을 정리하며 핸들 위의 손가락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박자를 맞추었다.


상습정체 구간이 시작되었다. 이곳은 고속도로 진입을 하는 차들이 우측 차선으로 줄을 즐비하게 서고 있었다.

차 한 대가 우측 차선을 쭉 타고 달려오다가 직진 차선으로 무리하게 끼어들었다.

마지막에 합류를 하는 차들로 직진차들의 원성이 자자한 곳이었다.

앞차가 비상들을 켰다.

뒤차를 위해 나 역시 바로 비상등을 켰다.

앞차가 성이 났는지 클락션을 크게 울려댔다.

긴 줄을 피해 시간을 줄이려는 차가 옆 차선을 타지 않고 진행 차선에서 달리다가 무리하게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직진 차선으로 우회해서 가려는 것이려니 했는데 우측 차선에서 분기점이 시작되려는 곳에서 또 무리하게 차선을 끼어들려 하고 있었다.

문제는 우측 차선이 많이 길게 서행 중이라 사이를 벌려줄 공간도 없었고 몇 미터를 줄 서있는 차들을 새치기하려는 모양이라 눈살이 찌푸려졌다.

문제는 이 얌체 차량은 뒤의 직진 차량들의 운행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안중에 없이 우측으로 끼어들려 차를 멈춘 채 우측 신호를 껴고 끼어들려 멈추었다.

길게 선 줄의 차들은 암채 같은 차에게 성난 클락션을 울리며 도로를 덮었다.

양보해 줄 생각이 없다는 듯 끼어드는 차량들을 향해 앞뒤 차 간격을 붙여댔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막힌 길을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하는 모양새라니... 덕분에 직진차들도 경적을 울리며 거북이걸음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몇 분을 그렇게 멈추어있었다.

앞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떤 선한 이 가 직진 차선에서 마지막 우측 차선으로 들어오는 차를 다 허용해주었나 싶었지만 통쾌한 이유가 눈앞에 펼쳐졌다.


반짝이는 붉고 파란빛의 번쩍임이 막힘을 해결한 이유였다.

경찰차가 마지막 차선에서 무리하게 들어오는 차를 한쪽으로 몰아 일명 딱지를 발급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잦은 도로였던지라 현장에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던 모양이다.

눈치 빠른 차들은 끼어들지 않고 직진을 했고 무리하게 끼어들려 했던 차들만 응징을 당하고 있었다.


모두의 시간은 24시간이 쥐어진다. 나의 시간만큼 남의 시간도 소중하고 질서를 지키는 이들이 바보가 아니다.

사회나 지인들 중에도 자신의 편함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들이 있다. 그런 요령을 교묘히 부리는 사람에게 휘둘려 힘든 날도 있다.

인생에서 요령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에게 어느 히어로가 외쳐줄 것이다.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어!"


매거진의 이전글 공포질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