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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mping ink Aug 04. 2022

삶과 속도의 관계

30. 속도계

질주하는 차가 앞을 지나갔다. 급한일이 있겠거니 지켜보았다. 급한 차선 변경을 하는 뒷모습에서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나의 길을 간다.

저속도 아닌 고속도 아닌... 정속의 속도로 도로를 달렸다.

누군가에게 뒤처지는 것 같아서 속도를 더 내거나 핸들을 틀지 않는다.

인생의 속도계는 이제 적당한 나의 속도를 맞추어 달리고 있다.


급해지는 마음애 가속페달을 밟지 않으려 한다.

빨리 달리려 가속페달에 발을 옮기며 주위에 펼쳐진 작은 기쁨을 지나쳐버리는 것이 아쉬워졌다.

어른이 되길 원했던 그 시절을 지나 이제는 보는 것도 느려지고 읽는 속도도 내 몸이 감속을 하고 있다.

천천히 속도가 낮춰지고 적응하니 나의 적당한 속도가 아닐까 싶어 졌다.


"엄마, 빨리빨리..."

아이의 다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보이지 않게 휴대폰 화면을 누르고 컴퓨터 화면을 전환하는 아이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엄마는 엄마의 페이스가 있어. 이 속도가 제일 적당해."

느려진 속도에 나이 듦의 슬픔보다는 화면의 구성을 꼼꼼히 보고 긴 여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속도계의 바늘을 유심히 보았다. 인생이 속도를 어떻게 즐기던지 자신만의 속도에 감사를 한다.

오늘도 나는 나의 속도로 달린다.

누군가에게 추월당하는 것에 마음 두지 않고...

누군가의 새치기에 분노하지 않고...

누군가의 클락션에 서 둘레 대지 않으며...

나의 속도로 달려간다. 나에게 맞는 나의 속도로 달리는 길에 생길 즐거움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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