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번호-041
비슷한 나이, 비슷한 키, 비슷한 헤어스타일, 비슷한 사람들...
모두 비슷하지만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을 구분해 내는 많은 방법 중에 비슷한 사람들이 있으면 혼돈 구덩이에 빠져버린다.
그중에 제일 혼돈의 끝판왕, 동명이인...
인터넷 포털 창에 내 이름 적어 본 적이 있다.
특이한 이름인지 몇 안 되는 인물들이 올라왔고 여성인 나보다 남성인 그들이 그 이름을 갖고 있었다.
명절 특집 방송에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들을 소개한 프로가 있었다.
이름에 얽힌 사연도 많았고 남모를 상처도 많았다.
내 이름도 어린 시절 놀림거리의 일수였지만 자신을 각인시키는 요즘 시대에는 적절한 이름이 되어주곤 한다.
그래도 한 번도 직접 나와 같은 동명인을 만나본 적은 없었다.
서류 발급이 밀려드는 날이 있다.
혼자 처리가 어려울 경우 옆의 직원이 업무를 분담해서 도와주기도 한다.
삼삼오오 모여 사무실을 찾아온 사람들도 대기자가 늘었다.
옆자리에서 지원사격이 시작되었다.
양쪽에서 접수를 시작하니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대여섯 명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이제 두 명만 더 처리하면 된다.
한 명씩 분담하여 서류를 발급하며 일을 마무리하고 한숨 돌릴 생각에 자판을 열심히 두드렸다.
"김수현 님"
내 서류가 먼저 완료되었고 기다리던 민원인 대기석을 향해 호명을 했다.
교복을 입고 앉아있던 두 고등학생이 벌떡 일어났다.
함께 온 동행인이라 생각하고 누가 김수현 님인지 눈빛을 보내자 두 학생은 서로 교복 재킷에 박혀있는 이름표를 보았다.
남고 교복에 박혀있는 이름표에 김수현,
여고 교복에 박혀있는 이름표에 김수현.
때마침 옆의 직원도 서류가 마무리되어 민원인 대기석을 향해 외쳤다.
"김수현 님"
주민번호 앞자리로 서류 주인을 찾아주었다.
멋쩍게 나가는 김수현 군과 김수현 양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볼 순 없었지만 특별한 인연임은 틀림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