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번호-043
기다림에 연상되는 단어는 무수히 많다.
설렘, 기대, 추억, 지루함, 외로움...
상황에 따라 기다림이 갖는 의미는 형태가 변해간다.
퇴근 시간이 지나갔다.
업무를 종결하고 모두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평소와 같으면 그들과 함께 정비를 하고 사무실을 나설 시간인데 자리에 남게 되었다.
금방 돌아오겠다던 민원인은 서류뿐만 아니라 자신의 소지품 몇 가지를 맡기고 자리를 비웠다.
후처리 할 일이 남아있기에 잠시 소지품을 맡아 줄 수 없냐고 했다.
상당히 개인적인 부탁인지라 주저되었지만 간곡한 눈빛 앞에 야박해질 수 없었다.
그렇게 떠나더니 퇴근시간이 다되도록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신청서에 적힌 연락처로 수차례 전화를 해도 소용없었다.
"어떻게 해? 우리 소지품을 좀 뒤져볼까?"
늦어지는 이유가 사고가 난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하여 함께 퇴근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직원이 말했다. 그
"개인 물건인데 그렇게 보면 안 될 거 같은데."
"그냥 둬, 분명 업무 마감시간을 알면서도 안 오는 거면 내일 오겠다는 뜻이겠지."
"문 앞에 두고 갈까?"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직원들은 자신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해결책을 던졌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모두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소지품만 빤히 바라기만 했다.
한 시간가량이 지날 무렵, 선택을 했다. 내일 찾아오려는 것 같으니 사무실 앞문에 나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두고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떠나 마음이 불편했지만 소지품을 찾겠다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그렇게 소지품의 주인은 돌아오지 않고 분실물함 한편에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이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사정에서 찾으러 오지 못하는지는 모르겠다.
언제라도 사무실 문을 열고 너무 늦게 찾으러 와서 죄송하다며 무탈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