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번호-052
온라인으로 알게 된 온라인 카페에 가입되어 있는 곳이 몇 곳 있다.
글 쓰기에 홀로 고군분토를 하다 보면 '건필' 응원해 주는 카페도 있고, 나와 같이 장애를 지닌 이들이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나누는 카페도 있다.
그들은 불행보다는 격려와 지식을 나누기에 오프라인 모임에 발을 들여놓아 본 적이 있다.
테이블 앞에 온 자리를 빛내주었다며 꽃다발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남녀가 섞여 있기에 꽃다발의 모양이 어느 것은 화려하고 어떤 것은 단조로운 모양이었다.
주최 측에서 만들어놓은 명패가 적힌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내 앞엔 말린 목화꽃과 어울리는 작은 꽃들이 하나로 어울려 제법 예뻐 보이는 꽃다발이었다.
이르게 도착해 자리를 잡았는데 옆자리의 이가 도착했다.
나보다는 연배가 있어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은 꽃다발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슬쩍 빈자리 중에 예뻐 보이는 꽃다발과 자신의 꽃다발의 위치를 바꿔놓았다.
눈이 마주치자 내가 더 무색해졌다.
시작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던 차라 그녀와 눈인사를 나누고 읽던 책 페이지를 다시 펼치니 그녀가 내게 자신의 꽃다발을 들고 다가왔다.
"저 제가 목화꽃을 좋아해서 그러는데 제 꽃다발이랑 바꾸실래요?"
몰래 바꿔치기하지 않는 것이 어딘가 싶어서 그러시라 고개만 끄덕였다.
자신이 얻은 꽃다발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녀의 무례함이 나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꽃을 안 좋아하시나 봐요. 혹시 싫어하시면 갈 때 제가 님 껏도 가져가도 될까요?"
무뢰한 사람이라 낙인을 찍었다.
'저 얼굴은 딱 봐도 입가에 욕심보가 매달려있고 눈꼬리는 얼마나 얄밉게 자리 잡았는지 한눈에 봐도 탐욕이란 글씨가 보이네.'
관상이란 주제로 책을 읽은 후 주변 지인들에게 사이비 관상가로 활약하던 시점이다.
딱딱 들어맞는 나의 관상풀이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던 시기였으니 욕심 붙은 얼굴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의 싫은 모습은 나쁜 모습이라 단정 짓고 그녀와 대화를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임이 시작되었다.
자기소개가 이어지고 그녀는 노인봉 사직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꽃을 참 좋아해요. 과거에 있었던 기억을 소환시켜 주는 도구일 때가 있는데 오늘 준비하신 꽃다발 선물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예쁜 꽃인데 나눠주신 옆에 계신 님께도 감사합니다."
나의 선입견에 당혹스러웠다.
모임이 끝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에게 꽃다발을 양보해 주었다.
그녀는 카페에 어른들 손에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다.
업무를 보다 보면 선입견으로 실수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관상가라도 된 듯 경청 전 나의 판단이 후회가 될 때가 있다.
이 일을 겪은 후 나의 섣부른 판단에 누군가의 진심을 오해하지 않게 되길 바라며 민원인을 맞이한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방문객에게 미소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