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번호-057
이해의 언어를 적재적소에 적절하게 쓰는 지인이 있다.
그녀의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작은 일에도 투덜대고 과거의 피해에 탓을 하는 나를 되돌아보곤 한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그녀와 이야기를 하면 좋은 기분이라고 속 마음을 내 비취었다.
얼굴이 발그스름한 그녀가 자신의 화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며 한 마디를 했다.
"제가 듣고 싶은 말을 남에게 해주는 것을 좋아해요."
대화에 칭찬과 부족한 부분을 진심 묻어나게 응원하는 그녀의 비법이었다.
나 빼곤 모두 행복해 보였고 나만 모든 것이 꼬여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시절,
어렵게 용기 내어 도전을 하면 남을 깎아서 자신을 돋보이던 사람들의 싹 자르는 말을 자주 들었다.
스스로 웅크려 들기만을 반복해 오며 살아오다 보니 진실인지 진실의 가장한 사람인지 모두 의심했다.
칭찬이 어색하다 보니 인정해 주는 말을 인사치레와 혼돈하지 않으려 스스로 장벽을 쳤다.
늦은 나이에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고 흘러간 시간만큼 변해버린 직장문화에 적응이 어려움을 알고 있는 그녀는 내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나의 약점을 부끄럽게도 그녀 앞에서 눈물과 함께 쏟아냈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사람들과 눈 마주치며 일한다는 도전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예요. 자신을 이겨내는 용기는 아무나 있는 게 아닐 거예요."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대견하다며 칭찬해 주는 그녀의 마음이 내게 와락 파고들었다.
"제게 천 냥짜리 말을 제게 해 주시네요."
"천 냥짜리요?"
"어려운 일에 포기하고 싶을 때 용기 주는 천 냥짜리 말을 아낌없이 해주셔서 듣는 귀가 즐거워요."
나의 고백으로 붉어진 얼굴만큼 그녀의 귀도 붉게 부어올랐다.
"제가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시네요. 남에게 대한 말보다 듣는 칭찬에 스스로 인색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매일 반복되는 나의 업무에 도움을 받으러 찾아오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려 한다.
천 냥짜리 말을 매번 내놓을 수는 없지만 매번의 내가 하는 일을 한번 찾아오는 이에게는 좋은 기억이 되길 바라며 밝게 인사를 건넨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