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시선
아이들에게 전학생이라 함은 호기심 또는 경계의 대상 중의 하나이다.
나가는 이는 있어도 들어오는 이가 거의 없는 마을에 느닷없이 나타난 수빈의 존재는 달가울 리 없었다.
무엇보다 이미 단단해져 있는 여자아이들의 우정사이에 끼어들기는 무리였다.
교실 문을 처음으로 열었을 때, 묘한 시선의 거리감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더욱이 수빈의 청각손실은 아이들과의 또 다른 큰 장벽이 되어있었다.
모든 수업이 끝난 시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이들과 귀가하는 아이들이 뒤섞여 운동장을 메우고 있었다.
등나무가 우거져 있는 운동장 한구석, 붉은 벽돌을 쌓아 만들어둔 벤치에 홀로 앉아있는 수빈은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지난 학교에서 수빈의 이야기는 꺼지지 않는 불씨 같은 화젯거리로 되어 페이스북에 가득 쌓여있었다.
애성이 없이 손가락을 튕겨 화면을 넘겼다.
어디선가 흙먼지가 수빈의 눈을 향해 날아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상을 쓴 채로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 학교 벤치 사이를 빗질하는 청소 할머니와 여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 이거 제가 안 버렸다고요.”
“시부럴. 가시내들이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내가 다 봤는데 거짓말이야.”
그중 제일 키가 큰 아이는 할머니께 달려들 듯이 몸을 내밀었고 주변 친구들이 팔을 잡고 말렸다.
하지만 할머니는 여학생들이 쓰레기라도 되는 것처럼 빗자루로 밀며 비질을 계속했다.
투덜대는 여학생 무리가 떠나가고 멈추지 않는 할머니의 빗자루가 수빈의 발끝에 닿았다.
“시부럴. 이 가시내는 왜 여기 앉아있는 거야?”
수빈은 할머니의 입 모양을 알아들으려 유심히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비키라는 손짓을 하자 수빈은 황급히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시부럴...”
중얼거리듯 외마디를 하는 할머니의 입 모양이 수빈의 눈에 들어왔다.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 것일까?' 할머니의 입 모양을 따라 단어가 입안에 맴돌다 입 밖으로 내뱉어졌다.
“시부럴...”
할머니의 빗자루가 멈추었다.
“저 년이 지금 나한테 시부럴이라고 한 거야? 아니지. 요즘 귀가 영 이상하더니 빌어먹을 병원에 다녀와야 하려나 보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