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금붕어

[쉼 수필]

by stamping ink

하교시간에 맞추어 허름한 문구점 가판대에 작은 비닐봉지가 걸렸다.
물주머니 봉지 안에는 한 두 마리씩 물고기가 담겨 예술작품인 듯 매달려있다.
만지지 말라고 으름장 놓는 주인장의 목소리를 넘어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손가락이 이리저리 물 봉지를 건드린다.
고사리 손에도 놀라 그 좁은 봉지 안을 움직이는 물고기들은 동전과 맞바꾼 손에 들려 점점 줄어들었다.


화려한 물고기는 떠나가고 남은 물고기를 빤히 바라보는 아이 곁에 다가섰다.

한 쌍씩 들어있던 봉지는 사라지고 지느러미 찢긴 점박이 물고기가 홀로 봉지 안을 헤엄치는 봉지만이 가판대에 남겨졌다.

헤엄치는 것인지 멈추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금붕어는 봉지 밖의 아이와 함께 눈을 마주했다.
작은 아이의 입에서 읊조리듯 말을 했다.


'엄마. 범고래 아기야.'


쪼그려 앉아 물고기를 바라보다가 곁을 당기는 어미의 손길에 이끌리면서도 눈길은 떠나지 못한다.
아이 마음속에 점박이 금붕어가 고래처럼 헤엄친다.


작고 볼품없는 물고기도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큰 고래 되어 커다란 마음속을 헤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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