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2. ~~~~
수빈에게 자택 근신 처벌이 내려졌다.
학교에서 보낸 처분 등기가 쥐어졌을 때에서야 엄마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유학 진행할 거니까 채 비서가 데려다주는 시골 학교에서 버티고 있어.’
걱정도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얼음 같은 엄마는 변함없었다.
수빈은 책상 위의 연필꽂이에 손을 뻗었다.
아기자기한 필기구 사이로 얇고 투명한 문구용 커터 칼이 손에 잡혔다.
“드르륵”
앙증맞은 칼집에서 번뜩이는 칼날이 솟아올랐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칼날에 수빈은 넋을 놓아버렸다.
오른손이 칼날과 만날 동안, 왼쪽 손바닥을 하늘로 펼친 채 들어 올렸다.
칼끝은 자석에 이끌리는 것처럼 손목에 달라붙었다.
칼날은 바이올린 활 움직이듯 선을 그었다.
얇게 그어 내린 선에서는 작은 핏방울들이 몽글몽글 올라왔다.
그제야 칼날에 빼앗긴 정신이 돌아왔다.
바닥에 떨어지는 칼을 뒤로하고 수빈은 하얗고 바스락거리는 침대 이불을 부여잡고 울음을 터트렸다.
"아쁘...아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