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암호

17. <&$&>

암호

by stamping ink

먹구름과 조각구름사이에 서로를 답답해하는 대치가 시작되었다.

영숙은 수빈이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라는 걸 병원에서 들었던 기억이 났다.

두 사람은 필담도 대화도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수빈은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다.

급한 마음에 주머니를 뒤져 나온 보청기와 붉은 귀걸이가 손바닥 위에 올려졌다.

황급히 보청기를 손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영숙은 수빈이 내민 보청기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

“나 가지라는 거냐?”

수빈은 입 모양을 알아듣곤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이 가시내 보게. 내가 불쌍한 거렁뱅이로 보이냐?”

영숙은 수빈의 손을 매몰차게 밀어냈다.

손에 쥐여 있던 보청기와 붉은 귀걸이가 흙먼지 사이로 날아가 버렸다.


좋아할 줄 알고 기뻤던 마음이 한순간 사그라지고 실망한 표정으로 수빈이 고개를 숙였다.

수빈은 보청기와 귀걸이가 날아가 버린 곳에 자세를 낮추어 쪼그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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