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쁘다 민원
일을 시작하고 '요령'이라는 것에 의지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요령의 사전적 의미인 '적당히 해 넘기는 잔꾀'는 업무의 빠른 종결을 맺는데 도움을 주지만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실수가 따라붙을 때가 많다.
재주껏 요령 부리는 성격도 못 되지만 우직하니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로 얻는 보람만큼 값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나의 마음이 통할 때 작은 도움에도 감사의 표현을 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정이 넘치는 대한민국에서 보답을 하고자 하는 이들로 오가는 실랑이는 생각보다 많이 벌어진다.
외국에서 자녀를 키우다가 국내로 전입시키려는 민원인이 내 앞에서 난처하게 서 있다.
필요한 서류도 처리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지 난감해했다.
수화기 너머의 제출처에서 요구하는 요청서류에 대한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오라고 돌려보내도 될 일이었다.
한참을 통화하는 그녀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필요하신 서류가 어떻게 되시는 걸까요?"
"그게... 그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처음 듣는 단어이기도 하고 제가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려운 단어라 전해드리기 어려운데 어떤 것만 준비하라 하네요."
제출처에서도 여유 있게 도움을 줄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녀가 어떤 서류를 요구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잠시 제가 통화해도 될까요? 그쪽 담당자와 통화 중이시면 저 바꿔주실래요?"
민원인은 통화하고 있던 상대방에 잠시 양해를 구한 후 내게 전화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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