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의 의미
며칠 전, 좋아하는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안부 섞인 연락 끝엔 곧 저녁을 함께하자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겠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초대받는 걸 좋아하는 나는 답했다. 너무나도 좋다고. 감사하다고. 누군가가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건 꽤나 기쁜 일이었다. 이는 '안온한 공간에 당신이 들어와도 괜찮습니다.'라는 뜻이니까.
'딩동' 벨을 눌렀다. 벨이 울린 지 몇 초 지나지 않아 열린 문 앞에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지인이 서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들어선 집. 지인은 잠깐만 기다려달라며 부탁했고, 나는 소파에 조신히 앉아 음식을 기다리며 코끝을 사로잡는 맛있는 냄새는 무엇일까 유추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조금은 매콤한 향기. 이건 분명 찜닭일 거야라고 결론을 내릴 즈음 그는 나를 식탁으로 초대했다.
한상 가득 차려진 식탁. 그 위엔 머릿속으로 유추했던 찜닭 대신 보쌈이 있었다. 그리고 찌개와 다양한 음식들이 흩어져 상 위를 가득 채웠다. 간장 베이스로 오랫동안 조린 맛있는 음식을 향해 젓가락을 뻗으며 뱉은 감사의 인사. 너무나도 맛있어 허겁지겁 밥 한 공기를 뚝딱하고, 두 번째 공기를 먹기 시작한 나는 엄지를 높게 들며 연신 "너무 맛있어요"라고 감탄했다.
세 번째 공기를 다 비우고 나서야 끝난 식사. 오랜만에 먹은 맛있는 집밥에 행복감이 차올랐다. 식탁에서 시작된 2차전. 과일과 함께 시작된 수다는 밤이 깊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기에 끊기지 않았던 대화는 맛있는 식사를 하는 만큼의 행복감으로 다가왔다. 밤 10시가 넘을 때까지 보냈던 시간. 그의 초대는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행복은 '초대를 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누군가를 향한 초대는 조금 서툴지 몰라도 이 사람은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고민했다는 뜻이고, 정성을 다해 요리하고, 가장 예쁜 그릇을 꺼내 담았냈다는 뜻이었다. 식탁 위의 음식을 당신이 맛보고,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는다면 그걸로 됐다는 마음. 그게 바로 초대하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202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