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마음
어제의 제주는 평소와 달랐다. 강한 바람은 큰 파도를 일으켰고, 차가운 온도는 눈보라를 흩날리며 제주 전체를 뒤덮었다.
어제의 날씨 때문일까. 고요한 파도와 푸른 하늘이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찌뿌둥한 몸을 이끌기에 딱 좋은 날씨. 오전은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며 고요하고 청명해진 바다를 감상하기로 했다. 천천히 달리며 차창을 내리고 바닷바람과 마주하는 퍽 소중한 순간. 이는 '내일' 때문에 생긴 떨림과 긴장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점심을 간단히 먹은 뒤, 내일 있을 개인전시를 준비했다. 미리 준비한 액자와 사진들, 그리고 소품을 차에 싣고, 친구를 태워 갤러리로 이동한 나는 해가 저물어 밤이 되는 순간까지 작업했다. 순조롭게 모든 작업이 끝날 무렵, 느껴지는 중압감. 오전에 느꼈던 안온함은 사라졌고, 해소된 떨림이 다시 찾아왔다. 사뭇 다른 긴장감과 기대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일 년을 준비한 작업. 드디어 내일이면 결실을 맺는다. 어제의 제주가 오늘의 감정이었다면, 오늘의 제주가 내일의 감정이길 바란다. 조금은 안온하고 편안하게 첫 번째 개인전을 맞이하고 싶다.
2023년 가장 특별할 내일이 오늘만 같기를.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