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걸고 준비한 첫 전시가 시작됐다. 사실 지금도 얼떨떨하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실감이나기 보단 연기처럼 두루뭉술해 긴가민가한 감정이 더 컸다. 하지만 이 모든 건 현실이었다.
작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며 사진을 구경하고, 감상하는 모습은 일 년 동안 준비해 온 모든 것을 올라오는 감정으로 왈칵 쏟아내게 했다. 모든 게 그저 감사한 순간. 이는 현실과 꿈의 경계에 서 있게 했다.
아직은 이 감정을 제대로 정리하기 어렵다.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그저 뒤죽박죽 하기만 하다. 오늘로써 전시 2일 차인데 이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까진 조금은 더 걸릴 듯싶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머물고, 더 적응하며 알아야겠다.
오늘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었다. 사랑하는 가족, 친척 동생과 그의 친구들, 노란 프리지어를 선물해 준 우리 작가님,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과 간사님, 그리고 가장 먼저 방문해 준 효원이형과 감명 깊은 전시를 기획했던 한길님, 이룸 갤러리의 대표님 그리고 와인까지 사다 준 유현님과 몰래 찾아온 세진님, 그리고 첫 번째 작품에 참여해 준 준우. 그뿐 아니라 잠깐이지만 내 작품을 보고 가주신 여러 관람객 분들까지 모두 내겐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이다.
거센 눈보라가 내리는 지금. 걱정이 더 크지만, 그럼에도 잘 견뎌내고 이겨내보고자 한다. 그렇게 잘 해낸다면 분명 이 전시는 행복한 전시가 될 테니.
2023.01.26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