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집-공지영-
위녕이 말했다.
"그건 왜냐면.. 결혼한 여자의 얼굴에는 빛이 없거든."
내 친구 엄마들의 얼굴에는 늘 '세상에 새로운 게 뭐가 있겠어. 나쁜 일이나 없으면 됐지.' 하는 어떤 체념 같은 것이 딱딱하게 어려있었다.
"그거는...... 그거는 위녕, 결혼을 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자신으로 살아가는가의 문제야. 그러니까... 결혼을 하고 안 하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얼마나 지키고 사랑하고 존중하는가의 문제라니까..."
알아. 그런데 그게 없더라니까. 거의 본 적이 없어.
그럴 때 사람들은 생각하는 게 아닐까, 저 여자는 아줌마구나."
- 즐거운 우리집 (공지영) -
오랜만에 아이들 어릴 때 썼던 카카오스토리를 봤다.
그 당시에 즐거운 우리집(공지영)을 재미있게 읽었다. 중간중간 머리를 띵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위에 발췌 한 부분도 그 부분 중 한 부분이다. '아줌마'라는 명사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글이 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고 한 동안 '나도 아줌마로 보이겠지?' 하는 생각에 의식해서 눈에 힘을 "빡" 주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얼굴에 빛이 없다는 것까지 뭐 그렇다 치더라도 '나쁜 일이나 없으면 됐지'하는 체념 같은 것이 어려 있다는 것이 참 슬프게 했었다.
'나도 시장 갈 때 추리하게 입고 그런 표정이었을 것 같은데... '하며 들킨 것 같아서 어색하게 혼자 웃어 보였다.
지금 꽤 많이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본 글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자신으로 살아가는가의 문제라는 엄마의 말이 와닿는다.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더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리고 나도 어렸을 때 저 글을 보았을 때 '그래!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거야!!'하고 다짐을 했지만, 그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란 걸 지금 더 잘 알 것 같다.
내가 10년 동안 나 자신을 지키며 잘 살아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현실에 치이고 삶에 치여 잠깐 잊고 있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 다시 나를 찾는 날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래도 찾으려고 노력하고 나 자신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내 모습을 나는 안다.
틈틈이 내가 좋아하는 책을 보는 것, 산책을 하는 것, 비 오는 날 카페에 가는 것 등 거창하지는 않지만 잠깐 이나마 '나'로 살아가는 자리를 찾는다.
10년 뒤 다시 이 글을 읽는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바라보게 될까 궁금해진다.
어렴풋이 '나를 찾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달라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진출처(pinterest).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작성자의 사전 동의 없는 복제, 배포, 2차가공 및 주제 표절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