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 다 별일 아닐 줄 알았는데..

자기 전에 나도 돌봐야 할 이유

by 영원


요 며칠 강추위와 어제는 눈까지 많이 내렸다.

계절은 늦는 법 없이 때가 되면 본인의 얼굴을 내민다.

추위를 유독 타는 나는 겨울이 오면 난로도 꺼내고 장갑이며 목도리도 미리 세탁해 둔다.


아이들이 외출을 할 때면

이제 22살이 되는 딸아이에게 옷 따듯하게 입어라

(한창 멋 부릴 나이에 옷을 두껍게 입으면 멋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고1 아들은 7시 20분이면 집을 나서기 때문에 그 이른 아침 바람에 목이 너무 추울 것 같아서 목도리라도 권하면 괜찮다 한다.

사실 목도리 전에 롱패딩을 권했다. 롱패딩은 요즘 유행이 아닌지 아들은 롱패딩 입은 친구는 없다고 그냥 짧은 패딩을 입고 간다고 한다.

(남이 뭘 입든 내가 안 추우면 되지 아우~ 하며 속으로 삼켜본다.)

며칠 아침을 그렇게 보냈다.


밤이 되면 아이들이 자면서 추울까

딸에게 "밤에 춥지 않아? 전기장판 깔아줄까?" 하며 부산스럽게 전기장판을 깔아주고 흐뭇해한다.

아들은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길래 "잘 때는 그렇게 자면 춥다. 긴팔옷을 꺼내준다."


부모의 마음으로

그냥 아이들이 추워서 떠는 것이 싫다.

아침부터 추위에 밖에 나가는데 떨면서 학교에 가고 야자까지 끝나고 10시에 집에 오는 길에 추운 것이 마음이 안 좋아서 겨울이 되면 따듯하게 입히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젯밤에 내가 추워서 덜덜 떨면서 잤다. 몸살이 나서 평소랑 똑같은데 더 춥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침에 밥을 간단히 먹고 종합감기약을 먹으며

아이들은 그렇게 챙기면서 너도 좀 챙겼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보다 추위를 훨씬 더 타는 난데... 난 그냥 그렇게 잔 거다..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제 밤새 아프고 약을 먹으며 날 안 챙겼다는 걸 알았다.


수요일밤 10시쯤 집에 들어오는데,

아들이 먼저 학원 갔다가 들어오면서 "어머니 현관문이 안 열려요"라는 문자를 받았다.

도어록이 며칠 전부터 이상해서 바꿔야지 했는데 그걸 미뤘더니

고장이 나서 문이 그냥 잠가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열쇠집에 연락하면 바로 와서 바로 열어주겠지 싶어서

검색을 통해 열쇠집에 연락했다.

다른 집 작업 중이라고 최대한 빨리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파가 몰아친 밤에 1층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렸고,

드디어 오신 기사님과 현관문에 앞에 왔다.

기사님은 도어록을 부셔서 열어야 된다고 하시며 생각보다 큰 비용을 말씀하셨다.


"도어록을 그냥 뗄 수는 없고 부셔야 된다고요?

(밤이었기 때문에)그럼 시끄럽지 않나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기사님은 부셔서 떼어내야 되고 생각보다 시끄럽진 않다고 하셨다. 10분 정도 걸린다고 하셨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진행해 달라고 했다......


우리 집은 30분이 넘게 걸렸다... 다른 도어록보다 더 튼튼했나 보다..

중간에 옆집에서 나와보셔서 "문이 고장 나서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해야 할 만큼 소음도 있었다.

기사님은 키가 크고 젊은 분이셨다.

젊은 남자가 온 힘을 다해 도어록을 거의 찢듯이 부셔야 했다....

그때부터는 돈은 생각도 안 났다.

그분은 그분의 일을 하는 거였지만 30분을 문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것이 힘들었다.

젊은 남자가 힘을 너무 써서 손을 벌벌 떨며 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문을 열고 새로운 도어록을 달고 하는 2시간이 많이 심난하고 마음이 힘들었다.


"너무 수고하셨다"라고 하고 기사님을 보내고

그 일에 신경을 많이 썼더니 어젯밤에 몸살이 나서 아픈 거였다. 자기 전에도 몸이 안 좋았는데 나도 좀 챙기고 잤어야 했다.



도어록 잔해



나이가 들면 무슨 일이 생겨도 덤덤히 받아들일 줄 알았다.

저 정도일은 그냥 눈감고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다른 사람의 힘듦이 너무 잘 보여서 젊은 기사님의 힘듦이 느껴져서 내가 힘들었다.


어젯밤에 아이들을 다 챙기고 난 그냥 쓰러져 자면서 그 힘듦이 몸으로 나타나 밤새 추웠던 거다.


오늘은 따듯한 차도 마시고 핫팩도 끌어안고 날 돌봐야겠다.






p.s. 도어록 고장 나면 바로 고치세요~ 생각보다 문 열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이제 알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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