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성이라는 소프트웨어
“네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런 말을 하지만,
여전히 마음의 객관화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너랑 나랑 다른 마음을 가진 다른 인간이라는 것을
고대시대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에 대해 탐구할 때는 희한하게
‘너'와 '나’는 없어지고
‘인간’이라는 동물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을 읽는 심리학의 미래는 무엇일까?
우리는 자기만의 스타일이나 색깔이 있는 사람을
개성 또는 주관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개성', '주관'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니 읽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걸 풀어내는 나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어려워서.
이럴 때 영어 단어를 찾아보면 의외로 쉽게 이해가 될 때가 있다.
개성 = individuality
주관 = subjectivity
세상에... 영어 단어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조금만 더 참고 이 단어들의 정의를 보자.
Individuality: the quality that makes a person different from other people = 나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분하게 만드는 것
subjectivity: The quality of existing in someone’s mind rather than the external world = 외부 세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존재하는 것
그리고 아래는 다시 한국어로 된 정의이다.
개성: 개개인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 성격·취향·사고방식 등으로 나타남. 개인성.
주관: 자기만의 견해나 관점. 외부 세계ㆍ현실 따위를 인식ㆍ체험ㆍ평가하는 의식과 의지를 가진 존재.
즉,
주관성이라는 것은
'나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나에게 주관성이 없다면
내가 없다는 뜻도 같다.
팔다리가 있어서 걷고,
심장이 뛰어서 피가 돌고,
눈이 있어서 볼 수 있지만,
나에게 주관성이 없다면 나는 '인간 1'에 불과하다.
주관성이 없이는 '인간 1'은 '인간 2'와 구분할 수도 없어진다.
구분할 필요도 없다.
뇌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의 심리학이 아니다.
뇌는 하드웨어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 주관성은 소프트웨어이다.
그리고 내 주관성은 나 자체이기 때문에
주관성을 연구하는 것이 그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는 것이 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심리학은 뇌라는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성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