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보다 더 중요해요
애플페이가 한국에도 도입이 되었다.
이때까지 간편결제가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던 것처럼
애플페이도 혁신 같은 변화는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애플페이를 못 쓰고 있던 한국이 특수한 경우였었다.
그래서 글로 쓸 주제도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애플이 BNPL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블로그에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데이터 시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BNPL 서비스의 속내를 요약하자면,
BNPL은 당장의 이자 장사를 원하는 기업이 하는 것이 아니다.
금융에 진출하고 싶은 회사들(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이
미래의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리고 그들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시기 이전에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제 업계 1위, 아니 지구 주식 시총 1위인 애플이 BNPL을 한다.
애플은 왜 BNPL을 할까?
당장 돈이 급해서는 당연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워치가 출시될 때마다 강력해지는 건강 기능,
오지 탐험이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애플워치 울트라.
우리의 신체 데이터는 애플에 축적되어왔다.
애플 보험이 출시되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BNPL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가진 금융 정보는
테크기업이 금융에 진출을 허락받는 순간에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BNPL의 주요 고객인 1020세대는 애플의 결제 시스템에 락인(locked-in)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기존 금융권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마이데이터'과 같은 다양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아마도 '마이데이터'에 가입을 하면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 준다든지 하는
광고 문구를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삼성 금융도 이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누가 승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싸움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만 더 유심히 지켜보면
테크기업과 금융사들의 싸움에서
나에게 이득이 되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애플 페이에 대한 관심이
애플의 BNPL에 대한 관심보다 크다는 것은
아직 사람들이 시장의 움직임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글을 읽었다는 건
그런 대중들보다 반 발자국이라도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