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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Jul 11. 2023

한국인의 돈에 관한 심리

나답게 돈 쓰는 법


심리학이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에 하나가


바로 인간의 심리'만'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반쪽짜리 연구일 뿐이다.


진정한 심리학은 인간의 심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까지


연구를 한다.









MBTI가 'E'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이란 뜻이다.




그 말은,


자신의 MBTI 유형이 'E'라면


'E'처럼 행동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내 성향이 'E'이더라도,


내 행동이 'E'처럼 나타나라는 법은 없다.




외향적인 성격이지만 행동은 내향적일 수 있다.


또는 자신의 외향성 수치에 비해 과도하게 외향적인 경우도 있다.




이렇게


성격과 행동의 갭(gap)이 커질수록


그 사람은 혼란스러운 심리를 보인다.




반대로 그 갭이 없을수록


심리적으로는 안정된 상태를 보인다.






이해를 돕기 위해 MBTI 예시를 썼지만,


'돈'에 관한 한국인의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인에게는


3가지 인식 유형과 3가지 행동 유형이 있다.




인식 유형



             미래대비형: 돈을 저축해 두면 예상치 못한 지출, 실직, 기타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트렌드소비형: 자신이 원하는 경험이나 물건을 획득하기 위해 돈을 소비한다           


             성공증명형: 돈을 성공에 대한 상징으로 인식한다           





행동 유형



             계획관리형: 돈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고 계획하고 관리하는 행동을 보인다           


             유연소비형: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하기 위해 소비와 저축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행동을 보인다           


             자기결정형: 자신만의 가치가 반영된 목표나 경험을 위해 소비하거나 저축하는 행동을 보인다           





미래대비-계획관리


트렌드소비-유연소비


성공증명-자기결정




위 유형이 일치한다면


나는 비교적 돈에 대해서


나답게, 안정적이게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저 9가지 경우의 수(인식 3유형 x 행동 3유형)가


어떻게 조합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내가 돈에 대한 인식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면밀하게 알아볼 수 있다.






조금 더 거시적인 부분을 언급하자면,



             남성은 대체로 성공증명형이다.           


             여성은 대체로 트렌드소비형이다.            


             고소득자 중에 성공증명형이 많다.           


             트렌드소비형은 자신의 돈에 대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자책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행동 유형은 유연소비형이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인식 유형이 어떻든


대다수의 행동 유형은 '계획관리형'이라는 것이다.




이 뜻을 풀어보면 이렇다.


내가 돈에 대해서 무엇을 기대하고


돈을 사용해서 무엇을 하고 싶든지 간에


나는 돈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뜻이다.









내 행동이 계획관리형일 때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은


바로 금융 업계이다.




우리는 금융사가 정해준 통념에 의해


나의 소비 수준을 판단한다.




그들이 정해준 신용등급에도 의존을 한다.





             월 300만 원을 벌면 아반떼           


             월 400만 원을 벌면 소나타           


             월 500만 원을 벌면 그랜저           





같은 공식이 대표적인 예시다.




은행 입장에서 월 300만 원을 버는 고객이


그랜저를 사면 불안하다.


내 돈을 대출해 가서 못 갚으면 골치가 아파지니까.




반면에


월 5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아반떼를 사면 손해다.


충분히 갚을 사람인데 적은 돈을 대출해 가는 셈이니까.




이 과정에서


어느새 나의 차에 대한 취향은


사라지고 없다.




즉,


한국인은 금융 업계에 아주 잘 길들여진


'좋은' 고객인 셈이다.


(은행에  돈을 빌리고 갚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나의 돈에 대한 인식이


일상에서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탐색해 보는 것만으로


나답게 돈을 모으고 쓰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막연히 더 많은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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