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고성과자가 되는 방법

스프린터형과 마라토너형

by 황준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성공 공식은 없다

"무리하지 말고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페이스를 조절하되, 필요할 때는 전력질주를 해라"

너무나 뻔하지만 꽤 정답 같죠?

하지만 이 말은 틀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고성과자들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패턴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직장에서 만나는 두 종류의 고성과자

회사를 다니다 보면 분명히 만나게 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 다 성과는 뛰어나지만,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죠.


스프린터형: "마감이 다가와야 진짜 실력이 나온다"

첫 번째는 스프린터형입니다.

이들은 평소에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마감이 다가오면 갑자기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프레젠테이션 전날 밤새워 만든 자료가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급하게 진행된 프로젝트에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냅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들은 외적 동기에 강하게 반응합니다.

데드라인이나 외부 압박이라는 자극이 있어야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거죠.

실제로 적당한 압박은 창의적 사고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런 폭발적 에너지는 오래 지속되지 않아요.

마라톤 선수가 100미터를 전력질주할 수 없듯이,

스프린터형도 계속해서 고강도 집중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nicolas-hoizey--4trKf0Kbow-unsplash.jpg 출처: unsplash

그래서 강한 몰입 후에는 반드시 회복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무시하면 번아웃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됩니다.


번아웃은 단순히 "조금 피곤한" 수준이 아닙니다.

감정적 소진, 냉소주의, 일에 대한 무가치감이 점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이며,

한번 시작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라토너형: "꾸준함이 내 무기다"

두 번째는 마라토너형입니다.

이들은 화려한 스프린트는 없지만,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장기 프로젝트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팀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마라토너형의 강력한 무기는 내적 동기입니다.

외부의 압박보다는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에서 지속적인 만족을 느끼죠.

작은 성취를 반복하면서 자기 강화 사이클을 만들어가고,

실패해도 이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높은 회복력을 보입니다.


또한 이들은 협력적인 조직문화에서 역량을 발휘합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지지와 협력적 환경은

번아웃 위험을 현저히 낮추고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됩니다.

joris-visser-n01lvehPkfA-unsplash.jpg 출처: unsplash

둘 중 뭐가 더 좋을까요?

재미있는 건 처음 몇 달 동안은 스프린터형이 훨씬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급한 프로젝트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죠.


하지만 6개월, 1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스프린터형은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마라토너형은 꾸준히 성장하며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면 직장인들은 어떤 타입으로 일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땡—

질문 자체가 틀렸습니다.


회사와 리더가 놓치는 중요한 포인트

이 둘 중 하나가 더 좋거나 나쁜 게 아닙니다.

동등하지만 서로 다른 개념일 뿐이죠.

중요한 건 자신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많은 조직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둘 다 장점이 있다 보니,

둘의 장점을 '적절히' 섞으면 최고의 구성원이 될 거라 착각하는 것이죠.

마치 짬뽕도 좋고 짜장면도 좋으니 짬짜면이 최고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진짜 음식을 잘하는 중국집에서는 짬짜면을 팔지 않는다는 사실 아시나요?

짬뽕과 짜장면은 엄연히 다른 음식이기 때문에,

짬짜면 그릇에 올라간 음식들은 둘 다 맛없는 음식이 됩니다.


이처럼 스프린터형과 마라토너형의 장점을 '적절히' 섞으라는 조언은

둘의 장점을 다 발휘하는커녕,

두 유형의 단점들만 쏙쏙 뽑아놓은 인재가 되기 마련입니다.

'마감 압박 속에서도 평온하게 성과를 못 내는' 그런 직원 말이죠.


자기 이해가 모든 것의 시작

결국 진짜 고성과의 비밀은 복잡한 성공 공식에 있는 게 아닙니다.

바로 이 세 가지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첫째, 나는 어떤 심리적 동기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외적 압박에 더 반응하는지, 아니면 내적 동기에서 더 큰 에너지를 얻는지 스스로를 관찰해 보세요.


둘째, 내가 속한 환경이 내 타입을 지원하고 있는가?

스프린터형인데 무한정 지속적인 성과를 요구받고 있거나,

마라토너형인데 계속 급한 불만 끄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거겠죠.


셋째, 내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자신의 패턴을 알았다면, 이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설계해야 합니다.




남들이 성공했다는 방법을 무작정 따라 하지 마세요.

여러 유형의 특징을 '반반무 많이'처럼 섞지 마세요.


심리학적으로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나만의 전략과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 바로 이것이 진짜 고성과자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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