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에 숨겨진 심리
즉흥적인 쾌락은 오래가지 못한다.
즉흥적인 쾌락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은 그 쾌락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중독'이라고 부른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외로울 때 야동 보면서 자위나 하라는 말과 같다.
한 시대의 키워드 또는 슬로건은
그 당시 사회상을 탐구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욜로'라는 말의 유행이 끝나는 2018년에
'소확행'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그전에는 '웰빙',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했다.
먹고 살만하니
어떻게 하면 더 고급스럽고, 덜 촌스럽게 살지 고민이 담긴 키워드가
웰빙과 힐링이었다.
그리고 먹고살 만할 수준을 한참 지났지만
호화로운 삶까지는
도달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럼 그냥 쓰지 뭐"
하고 나온 것이 욜로이고 소확행이었다.
여기서 소확행을 쫒는 사람들의 심리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소확행이라는 말은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자유롭게 사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소확행을 찾는 이유,
즉,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이유가 뭘까?
모두가 원하는 돈을 가지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경제 지표부터 살피 보자.
우리나라 GDP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출처: Statista
국가 경제에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나타내는 GDP는
국민경제를 전체를 살펴보는 좋은 지표이다.
GDP가 오르면 다음과 같은 좋은 일들이 있다고 chatGPT가 알려준다.
더 높은 생활 수준: GDP가 증가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해당 국가의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많은 부가 돌아다니면서 더 나은 교육, 의료, 인프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 창출: GDP가 증가하면 비즈니스가 확장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시작되면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실업률을 낮추고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세수: GDP가 증가하면 정부는 더 많은 세수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는 공공 서비스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투자 증가: GDP가 높은 국가는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더 많은 외국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더욱 촉진할 수 있습니다.
빈곤 감소: GDP 증가는 국가의 빈곤율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부를 분배할 수 있고, 가장 가난한 사회 구성원에게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 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당신이 보유한 주식이 우리나라의 GDP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
스스로를 천재 트레이너라고 불러도 된다.
그리고 그런 주식이 있다면 당장 나라도 빚을 내서 사고 싶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 경제를 나름 잘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경제 지표가 좋아져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 좋은 점을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있지 않다.
왜일까?
다른 문제가 있는 걸까?
그렇다면 교육은 어떨까?
우리나라 고등교육(대학) 이수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GDP와 같은 흐름이다.
내 주식에
'대한민국 GDP'와 '고등교육 이수율'이라는 두 종목이 있으면
빠른 은퇴하고 여생을 즐기면 된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중 절반 정도는 대학을 간다.
그리고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입학 또는 졸업하면
자식들 쌍수 정도는 시켜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나라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 못할까?
이러한 심리적 허기는 무엇에서 오는 걸까?
심리적 허기에 대한 이유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이 글은 그 허기를 채우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질문: 사람은 결핍이 생기면 무슨 행동을 할까?
이것은 틀린 질문에 가깝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에게 결핍이 생겨도,
자신에게 결핍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결핍이 발생했다는 것도 모르는데,
그 결핍이 무엇에 의해 생겼는지 모르는 건 당연하다.
그럴 때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본능적인 욕구의 충족이다.
출처: 한겨레
생리적 욕구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먹고, 자고, 싸는 것들.
현대인들에게는
소맥 원샷
마라탕 사 먹기
아이패드 지르기 등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다른 말로 하면
바로 '소확행'이다.
그렇다고 이런 욕구의 충족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욕구가 생기는 것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지금 당기는 행동이
어떤 행동인지는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자기만의 이유와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때
크고 작은 혼란을 겪는다.
내가 술이 당길 때,
"이러이러한 이유로 술이 마시고 싶고
술 마시는 건 나에게 이런 의미가 있다"
라는 자각만 할 수 있어도
절.대.로 알코올 중독이 될 수 없다.
반면에 술을 마시는 행위에 대해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거나
이유 자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때
알코올 중독의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래서 '일주일에 2번 이상, 한 번에 반 병 이상 마시면 의존증'
이렇게 평균으로 내놓은 정의는 사실 바보 같은 말이다.
음란물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당연히 성적 욕구가 당길 때가 있다.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 의미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음란물 중독이 될 위험이 커진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이 바로 그렇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는
제대로 된 이유가 필요 없다.
내 경제에 큰 지장을 주지도 않고
비판받을 일도 아니니까.
이런 상황은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야동을 보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다.
"야동 보면 기분 좋잖아? 기분 좋은 거에 이유가 필요 있어? 그냥 봐"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반드시 무조건 나오는 반응이 있다.
그러니까 소확행을 하면 안 된다는 거지?
땡-
'하면 된다', '하면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다.
소확행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그건 자기 마음이다.
다만 그 마음의 주인이 나 자신이라면
내가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하라는 것이다.
그게 없이 소확행을 추구하는 건,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억지로 채우려는 행동이 될 뿐이다.